수도권 첫 집값 하락세 보여
경기도 내 보합 지역도 하락으로 돌아설지 업계 주목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동두천시 집값이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동두천은 그동안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C 개발호재로 인해 수도권에서 오산에 이어 두 번째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이다. 투자자들과 탈서울 행렬로 집값이 가파른 속도로 올랐던 동두천이 만 1년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수도권 집값 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마지막주(29일 기준) 동두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하락전환하고 꼬박 1년 만이다.
동두천은 지난해 12월에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에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부터 지난달 말까지의 누적 상승률은 38.6%에 달해, 45.5%의 상승률을 보인 오산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집값 상승곡선이 가팔랐던 주된 이유로는 비조정지역이어서 대출 등 조건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워 내집 마련이 절실한 이들의 탈서울 행렬이 이어졌던 점과 GTX-C 개발 기대감 등이 꼽힌다. 또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를 포함해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 행렬도 이어졌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월별 아파트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동두천 아파트 거래량은 월별 100건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 들어선 586건으로 3배 가까이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GTX-C노선이 예정된 덕정역과 한 정거장 차이인 지하철 1호선 지행역 인근에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됐다.
그러나 지난 8월 정부가 집값 급등세에 조정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식었다. 올 들어 600건에 육박했던 거래량 역시 10월에는 49건까지 90% 이상 급감할 정도였다. 최근 거래가격만 봐도 약 3개월 전보다 낮은 값에 조정돼 손바뀜이 이루어졌다. 동두천시 지행동 동원베네스트 전용 84㎡는 지난 8월 말 3억9900만 원에 거래됐지만 3개월 뒤인 지난달에는 5000만원 이상 떨어진 3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수개월 전 공급물량이 늘어 집값 하락세를 보인 세종, 대구에 이어 경기 지역에서도 가격 하락 지역이 나오면서 수도권 외곽부터 조정 국면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가운데 이번주 집값이 보합세를 보인 광명, 수원 팔달구 등이 하락세로 전환할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출의존도가 큰 외곽지역이 먼저 하락세를 보인다”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후유증,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조정을 받는 게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정국면은 단기에 그치고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에는 대출규제로 눌러놓았으니 그 여파도 작용한 결과”라며 “인위적으로 매매자체를 억제하는 동안은 가격변동폭이 없거나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억제요인이 해소되는 순간 그간 눌렸던 것만큼 상승으로 다시 나타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