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스마트 팩토리 본격 가동···용인공장 전체 생산량 5배 증가 효과
400여개 첨단 정밀 장비, IT기술로 구현···프리미엄 주방가구 등 고급제품 중점 생산

현대리바트 스마트 팩토리 내부 전경. / 사진=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 스마트 팩토리 내부 전경. / 사진=현대리바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현대리바트가 이사아 가구 업계 최초로 첨단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팩토리’를 본격 가동했다. 400여개 첨단 정밀 장비와 IT기술로 구현된 스마트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갖춘 현대리바트는 국내 최고 수준의 고품질 가구 생산 역량을 확보하는 등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1일 오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현대리바트 스마트 팩토리. SWC(Smart Work Center) 내 자동화 생산시설인 스마트 팩토리는 가구 생산공장임에도 목재 부스러기나 톱밥 하나 날리지 않았다. 천장에 달린 산업용 로봇들이 사람 대신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봇들은 직원이 설정한 대로 40가지가 넘는 종류의 합판 중 특정 공정에 필요한 목재만 골라 생산 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로봇의 동선을 따라 공장을 둘러봤다. 로봇은 자동 재단기에 미리 입력된 정보에 따라 옮겨진 목재를 하나하나 잘라내고, 잘라진 목재는 다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하며 구멍을 내고 색을 입혔다. 로봇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목재는 곧 주방가구의 한 부품이 되었고, 이 목재는 다른 목재와 함께 박스에 담겨졌다. 담겨진 박스도 로봇이 직접 접고, 넣고, 포장하는 과정을 거쳤다.

목재 엣지 부분에 색이 입혀진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목재 엣지 부분에 색이 입혀진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통상 가구 공장은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동일한 제품을 대규모로 찍어낸다. 다만 가구는 규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매번 사람이 수작업으로 가구 규격을 입력하고, 설비도 이에 맞춰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불량률도 높아진다. 현대리바트가 과거 운영하던 공장은 100여명이 주방 가구 기준 연간 5만 세트를 생산하지만,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50여명이 30만 세트를 생산할 수 있다. 1인당 생산성이 10배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장진용 현대리바트 생산운영팀장은 “예전에는 공정이 달라질 때마다 사람이 일일이 세팅을 바꿔야했지만, 이제는 기계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서 작업 속도가 빨라졌고 불량률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리바트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해 독일 시스템 개발업체 IMOS와 설비 전문기업 HOMAG사와 각각 손잡고 첨단 ‘스마트 생산 시스템(MES)’을 도입했다. MES는 가구 설계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3D로 설계도면과 예상 자재 소모량이 자동 산출되고, 설계도에 맞춰 각 공정별 생산설비들을 자동으로 세팅하는 기능을 갖췄다.

스마트 팩토리에서 로봇이 직접 종이박스를 접는 과정. / 사진=한다원 기자
스마트 팩토리에서 로봇이 직접 종이박스를 접는 과정. / 사진=한다원 기자
다양한 포장 규격 DB를 학습한 AI 인공지능 시스템이 로봇 등을 전자동 작동시켜 최종 포장하는 모습. 포장 접착제는 친환경 접착제를 활용해 비닐 테이프보다 친환경적이다. / 사진=현대리바트
다양한 포장 규격 DB를 학습한 AI 인공지능 시스템이 로봇 등을 전자동 작동시켜 최종 포장하는 모습. 포장 접착제는 친환경 접착제를 활용해 비닐 테이프보다 친환경적이다. / 사진=현대리바트

이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는 목재 재단부터 각 공정별 자재 운반과 가구 모서리 등의 마감 공정 접착, 타공, 완제품 포장 등 모든 가구 생산공정을 첨단 자동화 설비들이 설계도에 따라 자동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접착도 예전과 달리 레이저를 통해 모서리 부분을 녹여 자연스럽게 부착될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 가구 업계도 이미 스마트 팩토리가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스웨덴 가구 업체 이케아, 유럽 최대 고급 주방 가구 업체 노빌리아 등이 있다. 현대리바트의 스마트 팩토리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아파트 1000세대 기준 주방가구를 단 이틀만에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장 팀장은 “기존 150여명이 수행하던 업무를 스마트 팩토리는 50여명으로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실제 스마트 팩토리에서 기계를 관리하는 인력을 50여명이고, 이 중 20대가 20여명에 달했다. 독일 직원도 7명이었다.

박스를 이동해 자동으로 적재하는 '파렛타이징' 공정 과정. 로봇이 완제품 파손을 방지하도록 제품의 하중을 고려해 다양한 각도로 적재하는 기능을 갖췄다. / 사진=현대리바트
박스를 이동해 자동으로 적재하는 '파렛타이징' 공정 과정. 로봇이 완제품 파손을 방지하도록 제품의 하중을 고려해 다양한 각도로 적재하는 기능을 갖췄다. / 사진=현대리바트

스마트 팩토리는 현대리바트가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총 1475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국내 가구업계 최초의 복합 제조·물류시설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용인공장 유휴부지에 5개층, 8만5950㎡ 규모로 설립된 이곳은 1만7000㎡(약 5200평)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3층)와 6만8000㎡(약 2만평) 규모의 물류센터(1, 2, 4, 5층)가 들어서 있다.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물류시설을 가동했고, 7월부터는 스마트 팩토리 주요 설비 작동을 점검하기 위한 시범 생산을 진행해왔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SWC 구축 투자금액은 가구업계 단일 생산 설비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최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가구 제조용 스마트 팩토리”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