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에 시정조치안 발송···오는 3일까지 소명 의견 수렴
위반율 SKT 90%대로 3사 중 가장 높아···KT·LGU+, 각각 80·70%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이동통신3사에 올해 초 외국인 가입자를 상대로 의도적으로 차별적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다는 혐의와 관련 시정조치안을 발송했다. 법 위반율은 SK텔레콤이 이통3사 중 가장 높았다. 방통위는 이통3사로부터 오는 3일까지 소명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중 과징금 등 징계방안을 결정해 전체회의 심결을 거칠 예정이다.
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달 19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위반한 내용을 적시한 시정조치안을 발송했다. 이는 위반에 따른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 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8월 이통사와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을 대상으로 단통법 위반 관련 사실조사를 종료했다. 이는 올해 첫 단통법 위반 관련 사실조사다. 사실조사는 실태점검에서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착수하게 되는 절차로 시정명령,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전제로 한다. 조사 대상은 이통3사와 휴대폰 대리점·판매점 40여곳이다. 조사 대상 기간은 올해 1분기다.
사실조사 핵심은 이통3사가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다. 현행 단통법은 이통사가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대리점을 상대로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등 행위를 금지한다.
시정조치안에 따르면 방통위는 외국인 상대 불법 영업에 이통3사 본사가 관여돼 있다고 보고 이통3사에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중대성을 가늠하는 위반율은 SK텔레콤이 90%대로 가장 높고,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80%대와 7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방통위는 불법보조금 경쟁을 일으킨 ‘성지점(이통사 판매정책에 따라 휴대폰을 싸게 파는 일부 매장)’에 과태료 처분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다.
방통위는 오는 3일까지 이통3사로부터 시정조치안에 대한 소명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제재수위를 확정해 전체회의 안건 상정 및 의결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최종 과징금 및 시정조치 명령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불법보조금 지급건과 관련해 이통3사와 유통점에 대해 시정조치안 발송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위법 여부에 대해 12월 중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단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과징금은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위반행위의 고의·과실 여부 ▲위반행위로 취득한 이익의 규모 ▲위반행위와 관련된 매출액 사항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위반행위의 주도 여부 관련 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기준금액에 가중 또는 감경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기준금액은 사업자의 위반 기간 위반행위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얻은 매출액(관련 매출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하되, 관련 매출액의 4%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이번 건은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로 분류돼 관련 매출의 3~4%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부과기준율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일 경우 3~4% ▲중대한 위반행위일 경우 2~3%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 일 경우 1~2% 등이다.
다만 최종적으로 부과될 과징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의 전체 매출 중 외국인 가입자 대상 매출이 5%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징금 기준금액이 정해져도 위반행위의 고의나 과실, 조사 협조 및 시정조치 여부 등을 고려해 최대 50% 가중 또는 감경을 거쳐 최종적인 과징금 수준이 정해진다. 즉 통상 이통3사의 정성적 요소가 반영돼 감경되는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작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2017년도에도 관련 처벌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과징금은 이통사별로 4억~9억원대였다. 외국인 판매 관련 매출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 위반 사례가 매우 중대한 위반으로 분류돼 3~4%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외국인 대상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징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