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프리미엄과 보급형 중간의 가격정책으로 선전 중
올 뉴 레인지로버, BMW X7보다 비싸지만 성능 좋아···향후 시장반응 기대
타호는 자사 트래버스 아성 넘어야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국내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열 탑재 7인승 모델 풀사이즈 SUV 출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프는 지난 23일 브랜드 최초로 3열이 탑재된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을 선보였고, 한국GM과 랜드로버는 각각 내년 상반기 ‘타호’와 ‘올 뉴 레인지로버’ 출시를 예고했다.
그동안 풀사이즈 SUV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덜한 편이었다. 좁은 주차 공간 및 혼잡한 도로 사정에 맞지 않아 수요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과 함께 차박 및 캠핑 열풍이 불며 넉넉한 공간의 초대형 SUV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풀사이즈 SUV는 흔히 전장이 5m 이상인 차량을 의미한다.
최근 출시한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전장 5220mm·전폭 1975mm·전고 1795mm·축거 3090mm) 및 출시 예정인 ▲타호(미국 홈페이지 기준 약 전장 5352mm·전폭 2057mm·전고 1925mm·축거 3071mm) ▲올 뉴 레인지로버 7인승 모델(영국 홈페이지 기준 전장 5252mm·전폭 2048mm·전고 1870mm·축거 3197mm)은 모두 차체 길이가 5m를 훌쩍 넘는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이 연이어 풀사이즈 SUV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국내 풀사이즈 SUV 경쟁 차종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풀사이즈 SUV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주요 풀사이즈 SUV 모델로는 BMW X7, 쉐보레 트래버스 등이 있다. BMW X7은 고성능 M시리즈를 제외하고 올해 1~10월 3344대 판매됐고, 트래버스는 2850대 판매됐다. 흔히 풀사이즈 SUV 대표 모델로 알려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포드 익스페디션은 올해 판매량이 300대 수준에 불과하다.
올 뉴 레인지로버 7인승 모델의 가격은 랜드로버 영국 홈페이지에서 10만1300파운드(한화 약 1억6032만원)로 확인됐다.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BMW X7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X7의 판매가격은 1억3030만원으로 레인지로버보다 30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다만 성능에선 레인지로버가 앞선다. 올 뉴 레인지로버의 최고출력은 350마력, 최대토크는 700Nm(약 71.4kg·m)다. BMW X7 xDrive40i의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45.9kg·m다. 향후 성능을 포함한 기타 요소들이 가격 차이를 극복할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GM 타호는 자사모델 트래버스의 아성을 뛰어넘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쉐보레 미국 공식홈페지에 타호는 총 6가지 트림으로 5만2700달러(한화 약 6271만원)부터 7만3000달러(한화 약 8687만원)로 판매되고 있다. 트래버스 4520만원보다 약 2000만~4000만원 가격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차체는 전장과 전고가 각각 15cm씩 길고 높은 정도다.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는 미지수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은 7인승 트림의 경우 7980만원, 6인승 고급 트림의 경우 8980만원에 판매된다. 현재 그랜드 체로키 L은 사전계약으로 초도물량 500대가 품절에 가까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엄 모델과 보급형 모델 중간의 가격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