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올해만 1000명 넘게 점포 인력 신규 채용 나서
온라인 배송에 집중할 계획···얼마나 성장할지는 지켜봐야

홈플러스 스페셜 사당점. / 사진=한다원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 사당점.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홈플러스가 올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인력 충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리뉴얼하는 경쟁사 이마트·롯데마트와는 다른 행보다. 홈플러스는 기존 ‘올라인(온·오프라인)’ 기조에 따라 강점인 오프라인 부문을 키우는 동시에 온라인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지만,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총 950여명의 본사와 점포인력을 채용했고, 10월 점포 250여명에 이어 이달 추가로 330명 규모의 초대졸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신규로 뽑는다. 이들은 홈플러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근무하게 된다. 홈플러스는 일부 점포의 자산유동화로 인한 폐점에도 모든 직원의 고용을 100% 유지한 데 이어 추가로 신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이제훈 대표의 경영과도 맞닿는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첫 출근 장소를 본사 집무실이 아닌 점포 현장으로 결정하고, 점포 근무 직원들을 직접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은 바 있다. 이후 이 대표는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매장을 불시 방문해 개선 사항을 제안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MZ세대 바이어들을 통해 자체 브랜드(PB), 제조업체 브랜드(NB) 등으로 성과를 낸 바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시그니저 물티슈는 지난 2019년 9월 출시한지 35일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3초에 1개씩 팔린 셈이다. 홈플러스는 연말까지 신상품 8500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고객의 25%가 2030고객이라는 점에서, 상품 바이어의 MZ세대 비중을 70%로 꾸렸다. 올해 젊은 인력을 충원하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해 코로나19 부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그만큼 홈플러스의 반등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다만 홈플러스는 그간 목표로 했던 스페셜 점포 확대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홈플러스의 강점은 오프라인 점포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기존 매장을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홈플러스는 연내 10개 점포를 추가 전환하고, 점포수를 85개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는 20개에 불과하다. 임일순 전 대표가 선보였던 체험형 매장 코너스 2호점 출점 계획도 요원한 상태다.

홈플러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홈플러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홈플러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홈플러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홈플러스 스페셜 온라인 배송 차량. / 사진=한다원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 온라인 배송 차량. / 사진=한다원 기자

홈플러스는 대전 탄방점·둔산점·안산점·대구점·부산가야점 등의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점포 매각과 매각 후 재임대(세일앤드리스백)로 1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손상차손 영향 등으로 여전히 재무 부담이 높은 편이다. 부채비율도 700%대로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돈다.

반면, 경쟁사는 리뉴얼 전략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향후 3년간 리뉴얼 전략에만 1조161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올해는 기존 매장 16곳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또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마트는 리뉴얼 과정을 통해 은평점에 펫 전문매장인 ‘콜리올리’를 오픈했고, 잠실점에 와인·리빙 특화 전문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코로나 이슈로 내부 전략이 조금씩 조정됐고, 올라인 사업에 맞춰 온라인 사업에 좀 더 집중하며 강화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부문은 코너스 발표 이후 상가임대차보호법이 10년으로 늘면서 임대점포 관련 리뉴얼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프라인 점포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이슈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변화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온라인 부문도 약한 편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롯데의 롯데온 점유율은 각각 15%, 5%정도지만, 홈플러스 온라인 몰의 점유율은 미미한 상태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5년까지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를 13만건 이상으로 키우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온라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15%에 불과하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부문 매출이 연간 15%씩 성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업계 최초 온라인 배송을 시작했고 네이버 장보기, 자체 배송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는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재무건전성을 완화하는데 사용하겠지만 인력 채용보다도 온·오프라인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쟁사와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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