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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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아파트 공급량이 씨가 마르면서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매는 투자를 위한 수단이란 개념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까지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2. 너도나도 아파트 경매에 뛰어들다 보니 낙찰률은 물론 낙찰가율 역시 상승세입니다. 실제로 법원 경매 정보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63.8%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10년새 최고치입니다. 

*낙찰률 : 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를 나타낸 수치

3.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30%대를 유지했으나
2010년대 중반 40%로 오른 뒤 지난해 54.2%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4. 투자의 개념이 강했던 경매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비율이 늘어난 것은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공급 매물이 씨가 말랐기 때문입니다. 

5.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공급된 민영 아파트 분양 물량은 9954가구에 그칩니다. 지난해(2만6423가구)와 비교하면 2.5배 낮은 수치인데요. 일반 분양만 떼어놓고 보면 4411가구에 불과해 분양 가뭄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6. 최근에는 현금부자들도 몰리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경매 31건 중 7건은 최저가격이 9억원 이상이었는데요. 이들 아파트에는 31건의 총 응찰자 수인 106명 중 60명(57%)이 몰렸습니다. 

특히 경매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기 때문에 현금 여력이 있는 매수자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7. 사람이 몰리다보니 시세보다 비싸게 낙찰 받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9.9%를 기록했습니다. 전월(115%)보다 4.9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낙찰가율 : 감정 가격 대비 낙찰 가격. 낙찰가율이 100%보다 높다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의미. 

8. 실제로 지난달 감정가의 1.5배 가격에 낙찰된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주인공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 현대아파트인데요. 전용면적 170.3㎡ 경매에 28명이 참여했고, 감정가 14억5000만원보다 9억원 가량 높은 23억102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159.3%입니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다소 낮게 책정되는 점을 고려해도 비싸게 팔린 셈입니다. 

9. 업계에선 당분간 경매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신규 택지 나 도심 공공개발로 공급하겠다는 아파트의 분양과 입주는 수년 뒤에나 가능해 무주택자의 불 안 심리를 잠재우긴 부족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주연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의 전망 들어보시죠. 

10. “일부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당분간 전국적인 아파트값 상승 기조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며 
“청약 당첨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아파트 물량이 줄어든다는 우려에 경매로라도 집을 사자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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