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해외 제품 출하량, 평균보다 77% 상승···대부분 애플 기기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의 애플 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아이폰13' 시리즈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의 애플 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아이폰13' 시리즈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애플의 ‘아이폰13’이 지난달 중국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아이폰13 효과로 지난달 중국의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도 증가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전환이 빨라지고 있고, 화웨이가 부진에 빠지면서 프리미엄폰 수요가 애플로 쏠린 결과로 분석된다.

27일 로이터통신과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은 중국의 지난달 스마트폰 출하량이 3270만대로 전년 동기(2500만대)보다 31%, 전월(2080만대)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애플 기기로 구성된 해외 제품 출하량은 1080만대로 평균 수치(610만대)보다 77% 상승했다.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를 견인한 셈이다.

로이터통신도 리서치업체 제프리스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 스마트폰 출하가 증가한 원인은 지난 9월에 출시된 아이폰13 효과라고 분석했다. 월간 기준으로 해외 제품이 1080만대나 출하된 건 2014년 11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처음이다.

아이폰13이 중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은 5G 기기 확대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중국의 지난달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가운데 5G 기기는 79%로 전년 동기 및 전월보다 각각 58%, 76%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 비율이 73.4%였던 것을 감안하면 5G 기기 성장세는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제재 이후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화웨이의 몰락도 애플 상승세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의 대항마였던 화웨이 지난 2분기 시장 점유율은 10%로 전년 동기(33%)보다 급감했다.

애플이 화웨이의 빈 자리를 파고들었단 해석이다. 샤오미, 비보, 오포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중저가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 3분기 기록한 전체 순이익(205억5100만 달러)의 약 71%(146억 달러)가 중화권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 시장은 애플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아이폰13도 높은 인기를 보이면서 애플의 4분기 중국 시장 실적은 더 상승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에서 낮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출시한 폴더블폰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샤오미도 지난 3월 출고가가 9999위안(약 187만원)인 폴더블폰 ‘미믹스 폴드’를 공개하는 등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지난 8월 발표한 자료를 통해 “화웨이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그 틈을 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중국 브랜드 간의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5G를 기반으로 하되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프리미엄화까지 노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발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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