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0.75%→1% 인상
기준금리 상승세에 카드채 금리도 ‘껑충’
카드사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기준금리 0% 시대가 막을 내리고 1%대에 진입하면서 카드업계는 자금조달 걱정에 울상이다.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의 특성상 기준금리 인상은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조달비용이 오르면 수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0%대 금리 시대가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앞서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추가 인하를 통해 0.5%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이후 15개월 만인 올해 8월 기준금리를 0.75%로 올린 데 이어 전날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에 시동이 걸리면서 긴장하던 카드사들은 우려하던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표정이 어둡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 사업과 가맹점 대금 지급 등을 위한 운영자금 대부분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드사에서 발행하는 여전채인 ‘AA+’와 ‘AA0’ 등급 3년 만기 민평금리는 각각 2.467%, 2.502% 수준으로 지난 1월 4일 1.269%, 1.314% 대비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1.325%에서 1.937%로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조달비용 상승 부담을 덜기 위해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카드채 조달 비중은 여전히 높다. 7개 전업계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가 지난 3분기 말 기준 조달한 자금 중에서 카드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2.5%로 나타났다. 카드채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사업 구조 특성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회사채 금리도 상승해 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며 “내년에도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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