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알츠하이머藥 ‘도네리온패취’ 공급 추진···아리바이오와 젬백스는 임상 3상 준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치매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체들이 개발하는 제품은 경구용과 패취제가 양대 축인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평균 8.6% 증가해 오는 2025년에는 36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치매치료제 시장 규모는 현재 30억 달러로 추산된다. 전 세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시장 규모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은 치매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임상시험 진행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른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갖고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미 품목허가를 받아 시판을 준비 중인 품목도 있다.

셀트리온은 이달 초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패취제 ‘도네리온패취’ 품목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도네페질 패취제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지금까지 도네페질은 제형 개발 어려움으로 경구용으로만 상용화됐다. ‘도네리온패취’는 하루 1회 복용하는 도네페질 경구제를 주 2회 피부에 부착하는 타입으로 개발한 개량신약이다. 경구제 대비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고 편의성을 향상한 제품이다. 

특히 ‘도네리온패취’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후발 주자에 비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국내 마케팅 및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면서 제형적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아리바이오가 개발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뇌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방식의 경구용 치료제다. 먹는 치료제란 의미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1 알츠하이머 임상학회’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AR1001’의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업체 측은 “미국 내 21개 임상센터에서 환자 115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진행한 임상 2상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인지기능 악화 속도가 현저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년간 AR1001을 10mg 또는 30mg을 투여한 결과, 첫 6개월 임상시험과 유사하게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 반응이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된 이상 반응도 경미해 AR1001의 12개월 장기 안전성과 내약성에 대한 우수성이 확보됐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도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어 치매치료제 개발업체 중 비교적 앞선 상태로 분석된다. 이 업체가 개발하는 ‘GV1001’의 경우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임상 3상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1월 하순 식약처에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었다. 현재는 식약처 요청 사항을 토대로 시험계획을 수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젬백스 GV1001은 중등도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이에 임상 3상 착수 등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디지털 치료제 개발업체인 로완은 신경과 전문 의료연구팀과 함께 디지털 종합 치매예방 프로그램 ‘슈퍼브레인’을 출시, 눈길을 끌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IT기술을 활용, 모바일 앱, 가상현실, 게임 등 다양한 형태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 치매치료제로 불리웠던 아두헬름에 대해 효능과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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