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패밀리, 3분기 누적 매출 931억원···“근거 중심 영업과 마케팅이 주효”
제미글로 시리즈, 3분기까지 958억원 처방액···“경쟁품목 비해 우위 확보”
케이캡, 10월 누적 880억원 처방실적···“기존 제품 대비 약효 빨라”

좌측부터 카나브, 제미글로, 케이캡. / 사진=각 제약사
(왼쪽부터)카나브, 제미글로, 케이캡. / 사진=각 제약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카나브와 제미글로, 케이캡 등 국산신약 3개 품목이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미 연매출 1000억원을 경험한 카나브와 제미글로에 비해 케이캡은 올해 첫 블록버스터 등극이 예고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산신약은 이날 기준 33개 품목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된다. 33호는 지난 3월 허가 받은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프리필드시린지주’다. 이중 일부 품목은 복수 사유로 인해 매출이 부진한 경우도 있다. 반면 일부 품목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업계에서 블록버스터 기준으로 통하는 연매출 1000억원을 넘었거나 올해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카나브와 제미글로, 케이캡 등이 손꼽힌다.   

보령제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는 지난 2010년 9월 국산신약 15호로 허가 받은 ARB(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 계열 고혈압 치료제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3년 카나브와 이뇨제를 결합한 라코르를 시작으로 2016년 카나브에 칼슘채널차단제 계열 약물 암로디핀을 결합한 듀카브와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투베로를 선보였다. 지난해는 듀카브에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3제 복합제 듀카로와 카나브에 아토르바스타틴 성분을 결합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아카브 2종을 발매한 바 있다.

카나브 패밀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2% 성장한 931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카나브 매출은 전년대비 0.2% 오른 382억원으로 집계됐다. 듀카브의 경우 전년  대비 14.2% 증가한 302억원이다. 이에 지난해 처방액 1039억원을 기록한 카나브패밀리는 올해도 1000억원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은 우리나라 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약물”이라며 “임상 우수성과 근거 중심의 학술 영업과 마케팅, 지속적인 복합제 출시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는 LG화학이 지난 2003년 제품 개발에 돌입, 2012년 말 국산신약 19호로 허가 받은 품목이다.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제미글로와 제미글로에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제미메트, 제미글로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제미로우 등 복합제 2종을 합쳐 제미글로 시리즈로 불리운다.

올 상반기 587억원에 이어 3분기 누적 958억원 처방액을 기록한 제미글로 시리즈는 올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1008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 블록버스터에 이름을 올린 제미글로 시리즈는 지난해 1158억원 처방실적을 보였다. 발매 이래 연평균 55%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시장 리딩 제품인 MSD 자누비아에 비해 1/10 용량에서도 동일 효능을 확인하고 임상 3상 대조약으로 자누비아를 선정, 효능을 입증하는 등 경쟁사 품목에 비해 우위를 확보한 것이 매출 증대 요인“이라며 ”제미메트의 전 규격 제형 축소를 통해 환자 복약순응도를 개선한 것도 호응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테고프라잔 성분의 HK inno.N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라 불리는 새로운 계열 항궤양제다. 위벽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분비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케이캡은 지난 2018년 7월 국산신약 30호로 품목허가를 받은 품목이다. 

케이캡은 올 1월부터 10월까지 880억원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이었던 761억원을 넘는 수치다. 특히 이달 1일부터 위궤양 치료 용도로 급여범위가 확대되면서 매출 성장세는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HK inno.N 관계자는 “케이캡은 기존 제품 대비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밤 중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는 장점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라며 “식전과 식후 상관 없이 복용 가능하다는 점도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신약 개발 가능성이 낮은데, 이중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은 더 낮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상위권 제약사는 물론 중견제약사도 국산신약에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