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이스, 내년 IPO 목표···기업가치 1조원, 유니콘 기업 등극
PB제품·오픈마켓 도입하며 사업 다각화···차별점 내세우는게 중요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오아시스가 최근 사업군을 확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국내 이커머스 중에 유일하게 흑자인 오아시스는 기업가치 약 1조원이 책정돼 향후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유기농’이 핵심이었던 오아시스만의 색깔이 흐려질 수 있는 부분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비용 투자에 적자 전환 우려도 함께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오아시스는 현재 기업가치 1조100억원에 달한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26억원 규모 투자를 처음 유치했다. 이후 카카오인베스트먼트(50억원), 모스트벤처스 및 코너스톤-펜타스톤PEF(150억원), 유니슨캐피탈(500억원) 등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926억원 규모다. 모회사 지어소프트의 투자금까지 합하면 1126억원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오아시스는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오아시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오아시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오아시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오아시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오아시스는 컬리, SSG닷컴과 달리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펴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매출액 2386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달성하며 각각 전년 대비 67.6%, 997.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컬리는 매출액 9530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새벽배송 후발주자이지만 오아시스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IPO에 도전장을 냈다. 오아시스가 운영하는 오아시스마켓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오프라인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50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내년까지 100개로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오아시스마켓은 PB(자체브랜드)제품도 확대했다.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계란, 우유, 고기 등 PB제품 230여개를 취급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에 따르면 PB매출액은 전체 매출에서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4월 비식품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을 도입했고, 10월에는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장 전까지 최대한 손실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갖추는데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쿠팡과의 전략과도 비슷하다. 쿠팡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1조원에 달하는 적자 기업이다. 반면 쿠팡의 PB상품인 생수 ‘탐사수’를 포함해 생필품, 식품 브랜드 ‘gomgom’, 가전제품 ‘홈플래닛’ 등 쿠팡이 취급하는 PB브랜드 상품들이 쿠팡 자회사 CPLB에 연관돼 있다. CPLB는 유일하게 쿠팡에서 흑자를 내는 사업부 중 하나다. PB상품 도매사인 CPLB는 지난해 매출 1331억4200만원, 영업이익 18억8000만원, 순이익 15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오아시스마켓의 PB는 다른 상품보다 성분을 까다롭게 선별해 품질 대비 최고 가성비를 갖추고 있다”며 “PB제품의 매출액은 매년 늘고 있어 앞으로 상품 특징을 유지한 채로 오아시스마켓 PB를 더욱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PB제품으로 ‘지리산 암반수’라는 이름의 생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오아시스마켓에서 판매하는 PB생수 '지리산 암반수'. / 사진=한다원 기자
오아시스마켓에서 판매하는 PB생수 '지리산 암반수'. / 사진=한다원 기자
오아시스마켓에서 판매하는 PB 계란. / 사진=한다원 기자
오아시스마켓에서 판매하는 PB 계란. / 사진=한다원 기자

다만 이같은 오아시스의 사업 확대는 오아시스만의 색깔을 흐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오아시스는 그간 유기농·무농약 신선식품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최근 들어 상장을 앞두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아시스의 낮은 시장 점유율도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6월 기준 와이즈앱이 발표한 식품 새벽배송앱 동향에 따르면 마켓컬리 사용자는 183만명, 오아시스마켓은 39만명이다.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헬로네이처·쿠캣마켓 등 4개 식품 새벽배송 업체의 점유율을 보면 마켓컬리가 77.7%, 오아시스마켓은 16.6%다. SSG닷컴이 종합몰 성격으로 조사에서 제외된 것을 고려하면 오아시스 점유율은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에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현재 오아시스의 흑자 경영 기조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리나 SSG닷컴이 사업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상황이라 오아시스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재고관리가 까다로워 적자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오아시스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IPO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향후 경쟁사 대비 얼마나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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