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치료제 스텔라라, 전 세계 매출 8조원 달하는 블록버스터
국내 바이오 기업 3사, 스텔라라 시밀러 글로벌 3상 진행···“특허 만료되는 2023년 9월까지 임상 완료할 것”
업계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한 얀센이 특허 연장할 수도···국내 기업들 대비해야”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들이 대형 바이오의약품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임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매출 8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의 첫 시밀러인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의 염증성 자가면역치료제다. 지난해 스텔라라의 연간 글로벌 매출 규모는 8조원을 웃돌았다.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오는 2023년 9월부터 판매가 가능해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스텔라라 시밀러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스텔라라 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가장 먼저 개시한 곳은 셀트리온이다. 지난해 12월 CT-P43에 대한 3상 임상을 개시한 셀트리온은 지난 5월 임상 대상자 509명의 모집을 마쳤다. 내년 하반기까지 임상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미국과 유럽에서 CT-P43에 대한 정식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진행 상황은 파악할 수 없지만, 투여와 데이터 분석 등 3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3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에 이어 동아에스티도 지난 19일 총 605명의 대상자 모집을 완료했다. 동아에스티는 올 초 미국을 시작으로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유럽 9개국에서 현재 개발 중인 DMB-3115의 투여를 차례대로 진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역시 내년 하반기 임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국내 출시 이후 기업 마케팅이나 판매 인프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순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만큼, 기업마다 특별한 기술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스텔라라의 국내 첫 시밀러 출시는 빠를수록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폴란드, 체코, 한국 등 8개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에서 환자들에 대한 투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목표 대상자 수인 464명을 채우진 못했다. 삼바에피스는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보다는 조금 늦은 2023년 3월까지 3상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삼바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이미 자가면역치료제 판매 성과를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뒷심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바에피스 관계자는 “물론 첫 출시를 누가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출시 이후에 원가 절감, 데이터 확보, 마케팅 등을 잘 진행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 모두 스텔라라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정식허가 절차에 들어간다는 목표이지만, 관건은 오리지널 의약품 제약사인 얀센이 특허 연장 전략에 돌입할지 여부다.
원조 의약품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는 바이오시밀러 특허 도전에 맞서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에버그리닝’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특허가 만료되는 원조 의약품의 특허권을 제형 변경, 적응증 추가, 개량 신약 개발을 통해 연장하는 방법이다.
앞서 셀트리온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있던 지난 2013년에는 오리지널 의약품 제약사인 얀센이 상표권 이의신청 등 특허 보호 전략을 펼쳤다. 결국 셀트리온은 얀센의 레미케이드 시밀러인 램시마 출시를 6개월 늦춰야 했다.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스텔라라가 세계 최대 블록버스터 제품 중 하나인 만큼 얀센이 이번에도 특허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 셀트리온의 램시마 사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원조 의약품 제약사의 특허 보호 전략을 경험했다”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 각사별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