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생태계 완성했단 위믹스
투자·제휴로 기술 격차 줄이는 게임빌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위메이드와 게임빌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양사는 내년 열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두고 선점 경쟁을 벌인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와 게임빌은 게임 내 사용될 코인 발행부터 거래소, 플랫폼 출시 등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부터 속속 블록체인 게임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플랫폼을 선점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구글과 애플 마켓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란 분석이다.
위메이드는 연내 탈중앙금융(디파이) 서비스를 선보이며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한다. 이용자들은 디파이 서비스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에서 확보한 가상자산을 위믹스에 예치하고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과 유틸리티 코인, 위믹스에 이르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디파이 출시로 위믹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완성했다고 위메이드는 보고 있다.
게임빌은 게임 플랫폼인 ‘하이브’에 블록체인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를 탑재하고, 자체 토큰 C2X(가칭)을 발행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한단 전략이다. C2X는 연내에도 발행이 가능하지만, 게임 출시 일정에 맞춰 내년 1분기에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메이드 방식과 유사하게 게임마다 하위 토큰을 발행하고, C2X는 거버넌스 토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아이템과 캐릭터를 거래할 거래소도 준비하고 있다.
◇ 타사 게임 유치, 자사 게임 먼저···같은 목표, 다른 전략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에 최대한 많은 게임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슈퍼캣을 비롯해 조이시티, NHN, 룽투코리아 등 다른 게임사와 업무협약도 빠르게 이뤄졌다. 플랫폼에 모여든 개발사와 이용자가 많을수록 플랫폼의 수익과 영향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들은 경쟁사가 아닌 파트너사”라며 위믹스를 적극 홍보했다.
위메이드는 그간 쌓아온 블록체인 기술과 노하우를 이식하는 것이 관건이다. 위메이드는 기술지원 없이도 다른 게임사가 가이드라인만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개발했다. 개발사와 이용자들이 더 많이 모여 거래하는 락인(Lock in) 효과를 위해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통해 누구나 쉽게 우리의 기술 지원 없이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게임빌은 하이브에 그룹사의 게임을 우선 선보일 계획이다. 플랫폼 안정화를 우선 목표로 하고, 이후 오픈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미르4’ 등 자사 블록체인 게임을 우선 서비스한 경험이 있는 위메이드와 달리, 내년 블록체인 게임을 처음 출시하는 입장에서 운영의 안정성을 먼저 점검한단 것이다.
하이브에는 내년 1분기 출시를 앞둔 수집형 RPG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가 서비스될 예정이다. 또 컴투스 글로벌 히트작인 서머너즈워 IP(지식재산권)에 기반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도 하이브에 등록한다. 올해 적극적인 M&A·투자 등을 통해 다수의 IP를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핵심 인력은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이라며 “게임 개발을 진행할 수준까지 나아갔다”고 전했다.
◇ 블록체인 생태계 이룬 위메이드, 하이브 플랫폼 갖춘 게임빌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부터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블록체인과 게임의 접목을 시도했다. 서비스 중인 미르4 내에는 유틸리티 코인인 드레이코를 중심으로 작은 경제 생태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위메이드는 설명했다.
블록체인 게임을 비롯해 코인, 거래소까지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어느정도 구축했기에 다른 게임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19일 지스타에서 위메이드가 마련한 BTB 부스에 블록체인 관련 미팅이 몰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30분 단위의 상담이 꽉차서 사전신청한 기업 위주로 상담했다”며 “블록체인 접목과 위믹스 플랫폼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게임빌은 적극적인 투자와 제휴로 위메이드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 게임 사업 파트너로 테라폼랩스코리아를 낙점하고 C2X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세계 10위권 블록체인 인프라를 운영하는 테라폼랩스와의 전략적 제휴로 발행부터 블록체인 게임, NFT 거래소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3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의 2대 주주인 점도 블록체인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게임빌은 하이브를 통해 일반 게임을 운영한 노하우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4년 출시된 하이브는 그간 150개 게임을 서비스하며 1억명 이상의 글로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외부 게임을 받으면서 외연 확장에 나섰다. 게임빌은 하이브에 입점하는 개발사에게 운영에 필요한 로그인 인증, 결제, 광고, 지표 분석 등 기능들을 SDK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게임빌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 게임에도 SDK가 제공하는 기능을 적용하도록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우선 게임이 있어야 하고, 이에 따른 코인 및 NFT 거래소가 필요하다.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