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위드코로나 이후 올 마지막 정기세일 열어
수능 종료·한파까지 겹쳐 겨울 의류 매출 일제히 상승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강추위가 예상돼 오랜만에 겨울 외투 장만하러 왔어요.”
“온라인 몰에서 봐둔 코트가 있는데 백화점 세일한다고 해서 보려고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종료와 한파가 맞물리면서 패션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주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위드 코로나 이후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정기세일을 열었다. 오프라인 점포 대표주자인 백화점이 모처럼 활기를 맞은 가운데, 특히 겨울 의류를 장만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는 지난 19일부터 일제히 정기세일에 돌입했다. 백화점 3사에 따르면, 정기세일 시작한 첫 주말(19~21일) 매출은 전년 동기 주말(2020년 11월20~22일) 대비 30% 안팎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간 백화점은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과 같은 명품 수요가 매출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위드 코로나와 수능 종료, 한파까지 맞물려 패션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백화점들의 첫 주말 성적을 보면, 겨울 패션 매출이 도드라졌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9~21일 전체 매출은 1년 전(2020년 11월20~22일) 대비 30.8% 늘었다. 그 중 해외패션(72.3%)이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30.3% 늘었고, 아웃도어(40.9%), 스포츠(38.8%), 남성패션(29.1%), 여성패션(15.6%) 등이 고르게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 신장률은 28.7%로 아웃도어(53.1%), 골프(52.2%), 명품(40.3%) 등 순으로 매출 증가가 돋보였다.
이날 오전 기자가 찾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위드 코로나 이후 첫 정기세일이 시작된 정기세일로 월요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고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그간 차분한 분위기 속 운영됐던 패션 코너는 매장마다 5명정도의 소비자가 몰려 의류를 고르는데 한창이었다. 백화점 직원들도 고객을 응대하는데 바빴다.
대학생 이아무개씨(23)는 “작년에는 대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의류 구매를 거의 하지 않았다”면서 “위드 코로나에 친구들과 놀러갈 생각에 점차 옷을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온라인몰에서 봐뒀던 옷 실물을 보려고 백화점에 왔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김아무개씨(26)는 “재택근무만 했었는데 최근 다시 회사 출근을 하고 있어 의류를 구매하려고 한다”며 “보통 겨울 외투는 금액이 비싼 편이라 자주 사지는 않았었는데 오랜만에 구매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찾은 더현대서울에서도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겨울옷을 구경하는 소비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여성 패션 매장에서 근무하는 백화점 직원은 “평일 오전 시간대는 거의 구경하는 사람조차 없을 정도로 매장마다 한산했는데 요새는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겨울 정기세일은 ‘연말 특수’를 기대할 수 있어 백화점에게는 중요한 대목 중 하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는 백화점마다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진행한 겨울 정기세일에서 롯데백화점의 세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고,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4.5%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3.1% 늘었으나, 가을 세일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규모는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에 돌입해 야외 활동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로 장기간 침체돼온 소비심리가 이번 정기 세일을 기점으로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도 겨울 의류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신사 스토어는 지난달 아우터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한 달 동안 코트 거래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52%, 점퍼와 재킷은 28%, 패딩 제품은 141% 늘었다고 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의 3분기 성장률은 10% 내외였지만 9월 이후는 패션 장르의 매출이 크게 호조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백화점 성장률이 3분기 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4분기는 소비자들의 외부활동 재개로 패션, 잡화 수요 회복이 지속돼 4분기에는 높은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