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위원장 “캐피탈사, 보험대리점업 진출 허용 검토”
자동차금융 강자 KB캐피탈···“시장지배력 강화 기대”

KB캐피탈 자산 포트폴리오/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KB캐피탈 자산 포트폴리오/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금융위원회가 캐피털사의 보험대리점(GA) 업무 진출 허용을 추진한다. 보험과 필수적으로 연계되는 자동차, 기계설비 등의 물적 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털업계에 신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금융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KB캐피탈은 해당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고승범 금융위원장 “캐피털사 보험대리점 진출 허용 검토”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신금융협회에서 진행된 여신전문금융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캐피털사에 대해 GA 업무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캐피털사가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캐피털사에 대해서는 끼워팔기 우려 등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전제로 보험대리점 업무 진출을 허용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서는 캐피털사도 GA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보험업법 시행령 제40조에 따르면 은행,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투자매매·중개업 등은 보험대리점을 허용하지만 캐피털사는 포함돼 있지 않아 GA 업무가 불가능했다.

캐피털사들은 이를 두고 ‘반쪽짜리 허용’이라며 불만이 많았다. 이에 지속적으로 금융당국에 보험대리점 진출 검토를 요청해왔지만 보험업계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불허로 진출이 어려웠다. 그러나 캐피털 업권에서 갖가지 규제를 받으면서도 신사업 진출 기회가 적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달래기 위해 보험대리점 진출 허용이라는 당근책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는 “캐피털사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걸맞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충분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아 금융업권 내 ‘버려진 운동장’으로 소외 받고 있는 셈”이라며 “캐피털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업권 보호 및 신사업 진출 기회 제공 등 생존과 성장을 위한 금융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KB캐피탈, 車금융 자산 비중 70.5%···“GA 진출로 시장지배력 강화 기대”

향후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KB캐피탈이 보험대리점 업무를 겸업할 수 있게 되면 자동차 할부금융과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를 연계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말 기준 KB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 12조8776억원 중 자동차금융 자산은 9조822억원으로 70.5%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금융 16.4%(2조1134억원), 개인금융이 13.1%(1조6820억원) 비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금융의 자산 비중이 월등히 높다.

KB캐피탈은 자사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가 선전하면서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KB차차차의 누적 회원 가입 수는 15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캐피탈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1704억원으로 전년 동기(1148억원) 대비 48.4% 증가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여신업법은 캐피털사의 보험대리점업 진출을 허용하고 있으나 보험업법에서는 겸업을 허용하고 있지 않아 반쪽짜리 승인에 불과했다”며 “보험업법 개정으로 캐피털사도 보험대리점업이 가능해지면 KB캐피탈이 가진 자동차금융 부문의 강점을 살려 해당 부문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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