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API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범 시행
은행권, 앞다퉈 마이데이터 관련 이벤트 쏟아내
“고객 수가 곧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력···초기 시장 선점 의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범서비스 시행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권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시장을 초기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서비스는 내달부터 시행되지만 벌써부터 은행권에서는 각종 이벤트와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는 등 초기 고객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API(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기반의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범 시행된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받고 표준 API를 갖춘 사업자는 내달부터 소비자 동의를 전제로 가명 처리된 정보를 취합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란 여러 기업과 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정보 주체인 개인의 승인에 따라 하나의 앱에서 통합 조회·관리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산재된 금융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범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일찌감치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특화 서비스를 내놓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자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우리 마이데이터’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오픈알림을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우리 마이데이터는 우리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WON뱅킹에서 이용 가능하며 개인의 신용 및 자산 상태에 대한 분석리포트는 물론, 초개인화 맞춤 금융상품 및 서비스 추천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기업은행도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자산관리 서비스인 ‘i-ONE 자산관리’의 출시에 앞서 지난 8일 사전예약 이벤트를 실시했다.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구글플레이 기프트카드, 도서문화상품권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특히 국책은행의 특성을 살린 특화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걸고 있다. ‘i-ONE 자산관리’는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로 소비자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점수 관리 등의 생활금융 서비스 외에도 숨겨진 정부지원금 찾기, 재직이력을 활용한 맞춤형 일자리 정보 제공 등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기업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i-ONE Bank(아이원뱅크)’에서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나 모바일 상품권 등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신규 가입 고객 전원에게 마이신한포인트를 지급하며, 자산 연결까지 완료한 고객에게는 편의점·올리브영 상품권 등을 증정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의 브랜딩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12일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인 ‘하나 합’을 선보였다.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취득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계열사 간 협업으로 분산된 정보를 하나로 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앞다퉈 마이데이터 관련 이벤트와 차별화 전략에 내놓는 이유는 시장 선점을 위한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마이데이터는 금융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특성상 고객 수가 곧 경쟁력이다. 많은 수의 고객을 끌어모아야 다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양질의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진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는 또다시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많은 고객을 유치할수록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본격적인 사업 시행 전부터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 나서는 이유 역시 고객 수가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