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전년比 131.5%↑···투자손익 22.76%↑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효과···보장성 보험 비중 확대로 경상이익 개선도 기대

자료=동양생명/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동양생명/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국내 증시부진 등의 변수로 인해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실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양생명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투자손익이 크게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체질 개선 작업에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경상이익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동양생명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주주 다자보험의 민영화 작업 이후 M&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인 ‘알짜 매물’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3분기 총 2498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079억원) 대비 131.5%나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전체 순익(1286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가량 증가했다. 3분기(7~9월) 동안에만 총 1036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225억원) 대비 4배 이상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등의 순익이 각각 59.2%, 65.26%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두 보험사는 모두 지난 3분기 주가 하락, 금리상승에 따른 변액보증금 증가로 실적이 감소했다.

동양생명이 동일한 외부 조건들 속에서도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우리금융지주 주식 매각에 따른 투자손익 증가다. 동양생명은 지난 7월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지주 지분 3.74%를 전량 매각했고 3분기에 약 670억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했다. 그 영향으로 동양생명의 3분기 투자손익도 지난해 동기 6886억원에서 8453억원으로 22.76% 증가했으며 운용자산이익률도 3.11%에서 3.64%로 0.53%포인트 상승했다.

동양생명은 일회성 요인뿐만 아니라 보험 영업 측면에서도 체질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경상이익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대형사들이 단기 이익 방어를 위해 저축성 보험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양생명은 장기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꾸준히 보장성 수입보험료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연납화보험료(APE)는 4868억원으로 이중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52.49%)와 비교하면 그 비중이 7.21%포인트 높아졌으며 전분기(54.6%)보다도 2.1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지난해 3분기 65%에서 올해 3분기 54%로 낮아졌으며 삼성생명 역시 같은 기간 71.96%에서 64.41%로 줄어들었다.

특히 동양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편에 속하는 ‘기타 보장성 보험’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기타 보장성보험은 종신보험과 CI보험을 제외한 질병·상해보험 등 제3보험을 의미한다. 암보험, 건강보험 등이 대표적이며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낮기 때문에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기타 보장성 보험 APE는 17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584억원) 대비 12.3% 증가했다. 동양생명의 전체 보장성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대비 3.0% 성장한 1조7935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 역시 시장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분기(223.6%)와 동일한 223.6%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동양생명이 단기 실적과 장기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동양생명이 향후 생보사 M&A 시장에서 최대 ‘알짜 매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8년 중국 안방보험의 위탁경영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이후 줄곧 M&A 시장에서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왔다. 2015년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2018년 부실 경영으로 인해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위탁경영을 받게 됐고 중국 금융당국은 이듬해 다자보험을 설립해 안방보험의 자산을 이전했다.

현재 중국 금융당국은 경매를 통해 다자보험의 민영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민영화 전환 이후 동양생명이 공식적으로 국내 M&A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들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다자보험은 현재 동양생명의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 안방그룹 홀딩스를 통해 3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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