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금융투자처는 주식···응답자 60.5% “향후 고수익 예상”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암호화폐에 대한 한국 부자들의 인식은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손실 위험과 거래소 불신 등의 이유로 암호화폐 투자 의향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4일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가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암호화폐 투자 의향은 3.3%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금융자산으로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한국 부자라고 정의하고, 자산 포트폴리오·재산 축적 원천·부자의 기준 등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부자들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향후 암호화폐 투자 의향’에 대한 질문에 70%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상황에 따라 투자 의향이 있다’는 중립적인 응답은 26.8%였다. 투자 의향은 30억원 이상 부자가 1%, 30억원 미만 부자가 4%를 기록해 자산이 많을수록 암호화폐 투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들이 함호화폐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50.7%가 ‘투자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을 꼽았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신뢰할 수 없다’(34.3%), ‘암호화폐에 대해 잘 모른다’(32.9%)가 뒤를 이었다. 해당 설문은 복수응답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부자들은 대체로 보유한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암호화폐는 위험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거래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에 투자처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부자들이 선택한 금융투자처는 주식이었다. 92.8%는 주식 운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투자 금액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주식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7.3%에 그쳤다. 올해 주식에 투자한 부자 중 59%는 이득을 봐 실제 수익으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를 묻는 설문에도 60.5%가 주식을 꼽았다.
새로운 투자처로는 해외 자산과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으로 파악됐다. ‘해외 자산 투자 의향’ 설문에 과반인 53.3%가 의향이 있다거나 중립적으로 답변했다. 현재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부자의 75%는 해외 펀드, 53%는 해외 주식을 주요 투자처로 꼽았다. 미술품의 경우 현재 투자하고 있는 부자의 비율은 4.8%로 낮았지만, 향후 미술품 투자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4%로 잠재력이 높은 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한편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자산 기준은 ‘총자산 1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100억원 이상을 선택한 부자가 51.8%로 과반을 차지했다. 현재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한 응답자는 38.8%로 총자산 30억~50억원 미만은 36.4%, 50억~100억원 미만은 40.1%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100억원 이상에서는 68.3%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