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공매도 제도 개선 등 다양한 공약 나와
증시 참여하는 투자자 많아지면서 관련 정책 관심도 높아져
표를 위한 공약 아닌 실질적인 발전 이끌 정책 나와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식 시장과 관련된 공약들도 대선 주자들의 입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한국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한편에서는 지난해부터 증시에 유입된 ‘동학개미’들을 사로잡으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국내 증시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다는 점에서 대선 주자들의 공약은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급락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여 왔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중발 리스크 등 각종 악재가 나오면서 투자 난이도가 높아진 상태다.
특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주요국 증시와는 달리 국내 증시가 힘을 못 쓰면서 소외감까지 커지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달 말 기준 지난 6개월 간 6.5%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주요 24개 시장에서 뒤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다. 주요국 증시 호조에 덩달아 오를 만도 한데 떨어진다며 ‘어떤 소식이든 우리나라 증시엔 악재’라는 푸념까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까지 나온 대선 주자들의 공약은 일단 기대감은 들게한다. 그 중에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공약은 업계에서 오랫동안 제기됐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방안 중 하나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각국 연기금 등 글로벌 기관들의 자금이 유입되면 국내 증시의 수급이 안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기대다.
공매도 제도 개선 역시 개인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공약이기도 하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해왔었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공매도 규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약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느냐에 있다. 당장 MSCI 선진국 지수 편입만 보더라도 MSCI는 국내 은행을 거치지 않고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역외 원화시장 개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간소화 또는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해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공매도 제도도 첨예하게 얽힌 이해관계 탓에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국격에 맞는 수준을 갖추기 위해선 실질적인 해법을 갖춘 공약이 나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이행될 수 있는 공약이 나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만일 표만을 위한 공염불로 그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실망뿐만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이 멈추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대선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인 공략이 나오지 않은 후보들도 있다. 이들 역시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과 보다 나은 투자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포퓰리즘이 아닌 진정성 있는 자본시장 정책 대결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