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BC카드, 투자 1년 만에 지분법 이익 인식 성공
투자손실 만회한 우리금융, 흑자로 유가증권 이익 기대
NH투자·한화생명·GS리테일 등도 평가이익 거둘듯

BC카드, 우리금융지주, 케이뱅크 서울 본사 전경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케이뱅크가 출범 후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1·2대 주주인 BC카드와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은 투자에 따른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향후 성장가능성도 커 주주들은 이익을 지속적으로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영업 개시 후 최초로 흑자 전환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123억원의 적자를 거뒀지만 2분기(39억), 3분기(168억원)에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이에 최대주주인 BC카드(지분율 34%)는 투자 1년 만에 지분법 이익을 인식할 전망이다. BC카드는 지난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겪던 KT 대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케이뱅크는 계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총 16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BC카드는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해당 지분에 대해 지분법 회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BC카드는 케이뱅크의 당기손익을 보유 지분율 만큼 자사 수익과 손실로 인식한다. 

이와 함께 BC카드는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올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는데, BC카드는 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손실을 보장해주는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케이뱅크가 오는 2023년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BC카드는 투자자들에게 케이뱅크 지분을 팔거나, 반대로 투자자들의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케이뱅크가 실적 증대를 바탕으로 IPO에 성공하면 계약을 이행할 필요가 없다.

BC카드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흑자전환으로 BC카드가 인식하는 이익 규모는 크진 않지만 최초로 이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며 “향후 케이뱅크의 실적 호조에 따라 BC카드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2대 주주인 우리금융(12.68%)도 케이뱅크 흑자를 반기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케이뱅크 설립 당시에 투자한 주주로, 그간 손실을 계속 입었다. 우리금융이 4년 동안 인식한 지분법 손실(관계기업 손상차손 포함)은 약 670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케이뱅크가 진행한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약 700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거두면서 손실을 만회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부터 빠르게 정상화된 결과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케이뱅크가 호실적을 이어가면 이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을 인식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부터 지분율이 하락해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케이뱅크의 지분은 비상장 주식이라 외부평가기관을 통해 지분 가치를 평가한다. 평가기업의 실적 증대는 지분가치 상승에 영향을 준다. 또 향후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하면 대규모 평가이익도 거둘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우리은행이 보유한 케이뱅크의 지분율이 낮아져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하지 않게 됐다”라며 “다만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실적 증대는 우리금융에 호재다”라고 말했다. 

나머지 투자자들도 케이뱅크의 흑자전환으로 투자지분에 대한 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케이뱅크 주주 가운데는 NH투자증권. 한화생명, GS리테일, 다날 등 금융, 유통, 정보통신(IT) 기업들도 있다. 이들은 3~4% 가량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자료=케이뱅크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두 금융사는 케이뱅크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투자를 결정했다. 케이뱅크가 그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자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확충에 실패하면서 대출 영업이 1년 넘게 중지된 바 있다. 하지만 BC카드와 우리금융은 지난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투자금을 늘렸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자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자본확충에 성공한 케이뱅크는 빠르게 영업 영역을 확장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협업을 맺어 대규모 수신 금액을 확보했다. 또 비대면아파트 대출을 금융권 최초로 출시하면서 대출을 늘리는데도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이뤄냈고, 흑자전환하는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커 BC카드와 우리금융은 투자이익을 더 많이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부문의 모든 상품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상황에선 케이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이 얻는 이점이 크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은 변수지만 대출을 총량관리 한도만큼 계속 늘리면 이익은 계속 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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