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 부문에 손영식·차정호 대표 투톱으로 내세워
3Q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롯데백화점 총매출 넘어설지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외출 수요가 늘어나며 백화점 업계가 전반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가 백화점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3위인 현대가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어 신세계백화점 새 수장을 맞은 손영식 대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신세계는 백화점 부문 3분기 매출이 5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81.1% 늘어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중심 전략과 발 빠른 리뉴얼로 주요 점포들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997억원, 222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롯데백화점은 올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530억원, 1430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매출은 2조2860억원, 영업이익은 1812억원이었다.
통상 백화점 업계 빅3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순으로 나열된다. 다만 최근 실적을 놓고 보면 신세계백화점이 현대백화점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써 시선은 내년 신세계백화점 수장을 맡게 된 손영식 대표에 쏠린다. 지난해 퇴임했던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다시 백화점 대표를 맡게 됐다. 손 대표는 백화점 상품 본부장도 겸직하게 돼 전반적인 경영과 영업 현장을 두루 살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대표였던 차정호 대표는 백화점 부문 대표로 왔다. 신세계백화점은 손 대표와 차 대표를 투톱으로 내세워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는 신세계백화점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손 대표와 차 대표는 신세계의 주력 사업을 현재 위치에 올려놓은 인물로,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공격적인 경영을 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백화점 점포별 매출 1위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라는 점에서, 신세계는 이를 굳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손 대표는 2012년 백화점 상품본부장을 맡았을 때부터 신세계에서 명품 브랜드를 확대하는데 집중했다. 명품과 해외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를 직접 방문하며 관계를 쌓아온 신세계그룹 내 명품 전문가로 꼽힌다. 손 대표가 퇴임할 당시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대비 낮은 수익률이 지나친 명품 확대의 결과”라는 평을 내렸다. 다만 퇴임한 손 대표를 다시 수장에 앉혔다는 것은 내부에서 일찌감치 명품을 내세워 ‘신세계백화점=명품’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며 코로나19에도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을 높이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 대표는 호텔신라에서 오랜 기간 면세사업인 신라면세점을 총괄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거쳐 2019년 12월 신세계의 수장직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대표였던 차 대표는 올해 휴젤 인수에 실패하면서 백화점 부문 대표로 이동한 바 있다. 차 대표는 신라면세점에 있을 때부터 신규 시내면세점 유치 입찰에 참여해 성공한 전력이 있다. 또 해외 명품 브랜드 본사 관계자들과 깊은 관계를 쌓은 바 있어, 명품 유치에도 유리한 편이다.
특히 신라면세점을 이끌던 당시 차 대표는 롯데면세점에 밀려 국내 면세시장 2위 자리에만 머물러 있었다. 차 대표가 면세점에서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겼음에도 롯데백화점이 백화점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차 대표로선 ‘1위 달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현재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롯데백화점 총매출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로서 손 대표와 차 대표는 기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명품과 패션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8개 백화점 가운데 4곳이 모두 3대 해외 명품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장기적으로는 롯데백화점을 넘어서는데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해외패션(29.7%)·명품(32.7%)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4분기 위드 코로나에 맞춰 명품, 패션 부문은 물론 뷰티까지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주력 부문인 백화점에 손영식·차영호 대표를 전면에 배치한 만큼 공격적인 경영이 예상된다”며 “이미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과 성장을 주도했던 만큼 신세계백화점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