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3분기 순익 전년 대비 14.6% 증가
경쟁사 대비 낮은 성장률
카드사 중 카드론 자산 규모 가장 커···가계대출 규제 직접적 영향

주요 카드사 3분기 실적 현황/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3분기 실적 현황/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3분기에도 주요 카드사들이 실적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카드업계 맏형 격인 신한카드의 성장폭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카드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에도 강도 높게 적용되면서 카드론 자산 규모가 큰 신한카드가 그 여파를 고스란히 겪은 것으로 보인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3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02억원)보다 14.6%(685억원) 증가했다. 순익이 늘어나면서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경쟁사 대비 성장률이 더뎠다.

신한카드의 뒤를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각각 누적 순익이 4217억원, 3741억원으로 1년 새 20.2%(710억원), 46.6%(1189억원)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소형사인 하나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144억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1990억원으로 73.9%(846억원) 늘어나면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63.6%(672억원) 증가한 1746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의 3분기 성장세가 주춤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카드론 영업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타 카드사들 역시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으나 신한카드의 경우 2분기 말 기준 카드론 자산이 7조5130억원으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규모라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는 전체 카드 수익 중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다른 카드사 대비 높았다. 2분기 말 기준 신한카드의 카드론 누적 수익은 1747억9600만원으로 전체 카드부문 수익(1조21억원)에서 49%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론 수익이 카드부문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5.8%, 46.7%로 신한카드 대비 카드론 수익 의존도가 낮았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의 성장세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본업인 신용판매에서의 부진을 상쇄시키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틈타 카드론 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려왔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조기 적용 등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도가 거세지면서 내년 대출 영업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주춤한 성장세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카드 사업 외 할부금융·리스 및 빅데이터 등 새로운 수익원 비중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시기에는 카드론이 수익성 효자 노릇을 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카드론을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워졌다”며 “DSR 규제 조기 적용으로 내년에는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게 되므로 카드론 부문의 수익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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