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국내 기업 316개사 대상 조사···내년도 투자계획 세운 기업 11.7%뿐
“경영 불확실성 여전히 커”···원자재 수급난·인력난·노동규제 등 지목
“정부 ‘물가 안정 및 원자재 수급난 해결’로 불확실성 해소해야”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위드코로나 시작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내년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채 고민만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수급난 등 문제가 계속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316개사(대기업 80개, 중소기업 236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위드코로나 시대의 기업환경 전망과 대응과제’ 조사 결과 내년도 투자계획 수립을 위한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절반이 넘는 56.2%로 나타났다. 이미 수립했거나 수립 중인 기업은 단 11.7%에 불과했고, 검토 중인 기업은 32.1%였다. 올해가 한달 여가 남았을 뿐이지만 기업 88.3%가 아직 내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투자계획 수립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경영환경 불확실성 때문이다. 응답 기업의 68.0%는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거나 확대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완화될 것’이란 응답은 32.0%에 그쳤다.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의 요소로 ‘원자재 수급 애로 및 글로벌 물류난’(3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력 부족(20.6%), 노동·환경 등 규제환경 지속(17.1%),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10.1%) 등이 꼽혔다. 디지털 기술 환경 변화(7.6%)와 2050 탄소중립 추진(5.4%),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요구 증가(1.6%) 등도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실제 철강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영업이익이 줄거나,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의 조달난으로 공장 가동을 멈춘 기업들이 늘었다. 여기에 기업들의 규제부담과 디지털 전환, ESG 등 중장기 과제들도 기업에 부담을 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대한상의는 “기술과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기업 활동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늘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제품 가격이나 경쟁력은 물론 기업의 미래 운명까지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답 기업의 32%는 위드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부응하는 ‘사업 구조 재편’(16%)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주문했다. 정부의 필수 과제로는 응답 기업의 31.0%가 ‘물가 안정 및 원자재 수급난 해소’를 꼽았다. 이어 경기 활성화'(25.0%), 기업투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23.1%), 인력수급 원활화(9.2%), 규제 개선(7.6%), 통상 불확실성 해소(4.1%)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