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50% 구주매출로 4300억 현금화···SM마이다스가 60%차지
IPO직전 SM마이다스-라도 합병으로 우오현 아들 우기원 지분 26% 확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M상선이 IPO에 나선 배경에 SM그룹 경영승계가 배경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SM상선 기존 주주였던 삼라마이다스와 삼라, 티케이케미칼 등 3사는 구주매출을 통해 4300억원가량을 현금화하는데 전체 구주매출의 60%가 삼라마이다스 몫이다.

삼라마이다스는 SM상선 IPO에 나서기 직전에 계열사 ‘라도’와 합병했다. 삼라마이다스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100% 개인회사였고 라도는 우 회장의 아들인 우기원 우방 전무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였다. 결과적으로 SM상선 상장 전 삼라마이다스-라도 합병을 통해 우 회장은 우 전무에게 구주매출 이익을 일부 나눠준 셈이 됐다.

◇ SM상선 절반 구주매출···오너회사 4000억 현금화

2일 SM상선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마친 이후 SM상선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4일~5일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SM상선 희망공모가범위는 1만8000~2만5000원이고 공모가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다. 총 공모주식은 3384만4220주인데 절반인 1692만2110주는 신주발행이고 나머지 절반은 구주매출이다.

구주매출 1692만2110주 가운데 60%인 1015만3267주는 삼라마이다스 보유주식이다. 삼라는 541만5075주(32%), 티케이케미칼은 135만3768주(8%)를 내놓는다. 이를 통해 공모가 기준 최대 4231억원을 현금화한다. 삼라마이다스가 현금화하는 금액은 희망공모가기준 1828억~2538억원이고 삼라는 975억~1353억원, 티케이케미칼은 244억~338억원수준이다.

삼라마이다스는 SM상선 최대주주였지만 구주매출에서 가장 많은 주식을 내놓으면서 상장 후 2대주주로 내려앉고 가장 적은 주식을 내놓는 티케이케미칼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삼라마이다스와 삼라는 SM그룹 지배구조 정점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투톱이다. 삼라마이다스는 우오현 회장이 지분 74.01%를 가지고 있고 우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우기원 전무가 25.99%를 보유 중이다. 삼라 역시 우 회장이 지분 68.82%를 가지고 있고 우 전무의 모친으로 알려진 김혜란 전 삼라 이사가 지분 12.31%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삼라희망재단(18.87%)이 보유 중이다.

결과적으로 삼라마이다스가 SM상선 구주매출에 따라 얻는 현금 1828억~2538억원 가운데 4분의 1 가량은 우 전무 몫인 셈이다. 삼라 주요 주주인 김 전 이사 역시 구주매출로 얻는 975억~1353억원 가운데 12.31%가 본인 몫으로 볼 수 있다.

우 회장은 우연아·우지영·우명아·우건희 등 4녀 득녀 이후 아들 우 전무를 얻었다. 우연아(45)·우지영(44)·우명아(41)씨와 우건희(30)·우기원(29)과는 10살 이상 나이 차가 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삼라마이다스-라도 합병···IPO 배경일까

우오현 회장은 1988년 광주에서 삼라건설을 창업한 이후 끊임없는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세를 불렸다.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시작으로 삼환기업·경남기업·벡셀·경남모직·남선알미늄·티케이케미칼·동아건설산업·대한상선·대한해운·SM상선 등 부실기업을 인수해 성공시키면서 ‘마이다스의 손’, ‘인수합병의 귀재’라는 별명도 얻었다.

SM그룹은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인수합병을 해왔기에 지배구조가 거미줄보다 촘촘하고 복잡했다. SM그룹은 2017년 처음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는데 당시 62개 계열사 중 20개 계열사가 순환출자고리를 185개나 형성하고 있었다. SM그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배구조개편에 나섰고 지난해 7월에는 모든 순환출자고리를 끊었다.

SM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삼라와 삼라마이다스, 라도 등 3개사만이 남아있었다. 우기원 전무의 100% 회사였던 라도는 동아건설산업의 최대주주였는데 올해 7월 삼라마이다스는 라도를 흡수합병했다. 이를 통해 삼라마이다스는 우오현 100% 회사에서 우오현-우기원 부자가 각각 지분 74.01%, 25.99%를 가진 가족회사로 바뀌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우 회장이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합병 이후 SM그룹은 SM상선 IPO에 전격 나섰다. 이번 SM상선 IPO에서 구주매출이 절반이나 차지하는 배경을 놓고 향후 구주매출로 얻는 자금을 경영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우 회장은 아직 건강하시다”며 “이번 SM상선 IPO와 그룹 경영권 승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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