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유통 대목 맞아 코세페 시작···위드 코로나 기대감 커져
주요 백화점 4사 코세페 참여하지만···자체 마케팅에 열 올리는 분위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뭔데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가 1일 개막했다. 올해 코세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점과 맞물려 진행돼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11월 쇼핑 대목을 맞아 코세페에 참여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펴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코세페는 2015년 메르스로 가라앉은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떠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대규모 쇼핑 행사다. 코세페는 오는 15일까지 2주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린다. 올해는 가전·스마트폰·자동차·의류·화장품·가구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대표소비재 제조업체 1179개가 참여, 총 2053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코세페 진행에 앞서 주관사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코세페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시기와 맞물리는 중요한 시점에서 개최되는 만큼,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놓지 않고 국민이 안심하고 찾는 안전한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1월11일 중국의 광군제와 11월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앞서 코세페를 진행해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정부는 코세페 기간 소비 촉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 코세페 종합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카드승인액은 37조40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전 대비 6.3% 늘어난 규모다. 이 기간 백화점 3사 오프라인 매출은 5.4% 증가한 1조5418억원, 대형마트 3사 매출은 1.4% 늘어난 92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날 기자가 둘러본 백화점 현장은 조용했다. 코세페가 시작했는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였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은 코세페에 참여했지만 오히려 자사 마케팅에 더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은 창립 42주년 기념 행사,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31일로 종료된 쓱데이 등이다.
백화점 내외부에는 코세페 관련 홍보물조차 구경하기 어려웠다. 점심시간이 지나 유동인구가 한창일 시간에도 백화점 내부에는 손님대신 텅 빈 매장만 가득했다. 코세페의 ‘소비진작’ 목표에 비해 홍보는 부족했다.
이날 한 백화점에서 만난 대학생은 “SNS에서 코세페 소식을 듣고 구경할 겸해서 왔는데 전혀 코세페인지 모르겠다”며 “고가 브랜드는 할인하지 않고 있고, 어떤 브랜드가 코세페 해당 브랜드인지 알 수 없어서 일일이 찾아봐야해 번거롭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코세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한 매장에서 만난 직원에게 “코세페 할인 되냐”고 묻자 “어떤 할인을 말하는거냐”고 되물었다. 이어 “코세페 할인은 어디서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코세페 전후로 백화점 정기세일이나 자체 행사를 열고 있어 크게 중요시하지 않는다”며 “이커머스나 대형마트처럼 제품을 직접 들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입점하는 구조기 때문에 코세페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모든 브랜드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코세페에 참여는 했지만 예년처럼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 보다는 자체 마케팅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통상 정부 주도의 행사나 민간 대규모 행사가 진행될 경우 유통업계는 행사 기간 할인 규모 등을 비슷하게 책정하지만, 백화점은 임의로 제조업체 할인 폭을 지정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신 백화점들은 공통적으로 정부 주도하에 대규모 패션의류 특별할인 행사 ‘코리아패션마켓 시즌4’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의류업계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핵심이다.
실제 백화점 현장에서는 코리아패션마켓 매대에만 손님들이 붐볐다. 한 소비자는 “코세페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며 “백화점을 구경하다 의류 판매 세일을 하고 있어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세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지 않아 올해도 온라인에 비중을 두고 코세페를 진행하고 있다”며 “2019년부터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기업의 자율성에 홍보 등을 맡기고 있어 현장에서 홍보물이 부족하다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