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후추맛 강하고 끝 맛은 매콤
3분 카레 연상되는 스프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PC방에서 인기를 끌던 ‘카레+너구리’ 레시피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농심은 유명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든 신메뉴 ‘카구리’를 지난 11일 출시했다.
카구리를 구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여러 편의점을 방문했지만 없었고, 다섯 번째 찾은 편의점에서 겨우 발견했다. 이곳 점장은 “이거 맛있어요? 잘 나가서 매대에 물량 채우느라 애먹었네요”라고 했다. 인기만큼이나 맛있는지, 기대감을 갖고 먹어봤다.
구성은 기존 너구리 라면과 비슷하다. 너구리 모양 어묵과 큼직한 다시마, 미역 조각들이 눈에 띈다. 동그란 계란 조각들도 들어 있다. 일반적인 라면과 달리 스프에서 카레향이 난다. 오뚜기 3분 카레가 연상된다. 스프 색도 노란색에 가깝다.
조리 방법은 두 가지다.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것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 중 원하는 방식으로 조리하면 된다. 기자는 컵라면은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게 훨씬 맛있다고 생각해 전자레인지 조리를 택했다. 뚜껑을 완전히 제거하고 돌리라고 안내돼 있어 뚜껑을 깔끔하게 뜯었다. 지금까지 수차례 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왔지만 늘 별 생각 없이 뚜껑을 붙인 채로 조리해왔다. 이런 안내 문구에서 세심함이 느껴졌다.
전자레인지에 3분 30초 돌린 후 라면을 꺼냈다. 전자레인지 문을 여는 순간 뜨거운 김과 함께 카레 향이 확 올라온다. 라면을 끓인 건지 카레를 데운 건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자레인지에 조리해서 그런지 면이 국물을 제대로 흡수했다. 한 젓가락 먹었더니 입안에 카레 맛이 퍼진다. 너구리답게 면발이 통통해서 일반 식당에서 먹는 카레우동과 비슷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국물을 한 입 먹었다. 살짝 걸쭉한 게 즉석 카레 느낌이 난다. 다시마와 미역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면만 먹었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던 해물라면 느낌의 시원한 맛이 났다.
다만 이 국물을 계속 즐기긴 어려웠다. 용기 안에 표시된 선까지 정확하게 물을 부었고, 국물을 한 입만 먹었지만 면이 국물을 흡수한 탓인지 양이 부족했다. 면을 모두 먹었을 땐 국물이 용기 바닥이 겨우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작하게 남아 있는 수준이었다.
밥과의 궁합이 궁금했기 때문에 남은 국물을 긁어모아 밥을 말았다. 세 숟가락 정도 넣을 수 있었다. 카레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다. 국물이 조금이나마 남았다면 밥을 말아 먹어보길 추천한다.
카레 맛과 함께 후추 맛이 강하게 나서 후추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은 먹기 힘들 수도 있다. 끝 맛은 살짝 매콤하다. 많이 매운 편은 아니고, 3분 카레 매운맛과 비슷한 정도다. 무엇보다도 짠맛이 두드러진다. 용기 겉면을 확인해보니 나트륨 함량이 1550mg으로 적은 편은 아니다.
카레를 좋아하고 너구리의 통통한 면발을 선호한다면 먹어봐도 괜찮을 신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