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주도 ‘모더나 백신 TF’에 IT기업 삼성전자 포함···삼성바이오로직스와 생산 노하우 공유 및 협력
‘마스크 대란’ 때도 중소기업에 생산기술 전수해 생산성 끌어올려
이재용 취업제한 이슈 추가로 또 불거질지 여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국면마다 삼성전자가 공헌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직접적으로 백신을 위탁 받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보이지 않게 코로나 구원투수로 나서는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8월 가석방 후 가장 먼저 ‘모더나 백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백신을 확보해 접종 완료자가 70%를 넘긴 상황이지만, 당시만 해도 모더나 물량 확보는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가석방 후 이 부회장은 우선적으로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주요 계열사 고위 임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간 시너지와 전사적 노하우 공유를 통해 모더나 물량을 확보 및 생산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해석된다.

백신 생산과 관련한 TF에 IT기업 삼성전자가 들어간 까닭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노하우를 접목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위탁생산은 반도체 부문 파운드리와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

한 업계 인사는 “극도의 청정을 유지해야 하는 백신 생산 공정은 반도체 공정과 유사하다”며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엔 스마트팩토리 관련 전문가들이 많이 있어 생산효율 노하우 공유 차원에서 TF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초기 당시 국민들이 마스크 확보로 고생할 당시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기여했다. 3개 마스크 제조기업들에 제조전문가들을 파견해 새로운 설비추가 없이도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공정기술을 전수했다. 그 결과 해당 업체들의 생산량이 51% 증가했다. 이들은 또 신규 설비를 설치해 놓고도 장비 세팅을 못해 마스크 생산이 막힌 기업들이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마스크 뿐 아니라 진단키트, 의료진 보호구 생산업체 등에도 제조전문가들을 파견해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관련 업체 중에선 생산능력이 8배 이상 늘어난 곳도 있었다. 이와 같은 기술노하우 공유와 더불어 국제사회에서의 삼성전자의 위상 역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전략 무기화되는 상황 속에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미국 등 백신 보유국들과 협상이 필요한 경우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재계 및 외교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마스크 대란 때 삼성전자 해외 반도체 고객사가 전달한 마스크를 사회에 기부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 의사결정 중심에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제한과 관련한 이슈들이 어떻게 흘러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정부로부터 사면이 아닌 가석방을 받아 취업제한 상태에 있고, 이 때문에 시민 및 노동단체들로부터 취업제한 위반으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 부회장이 백신 확보를 위해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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