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NFA로 익일배송 시작···투자 대신 제휴로 리스크 줄여
올해 9000억원 유상증자 나섰지만···연이은 악재 쿠팡, 고객 이탈 우려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커머스 빅2 네이버, 쿠팡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그간 네이버 커머스의 약점이었던 물류를 보완하고 익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쿠팡 로켓배송에 맞서겠다는 의도다. 최근 쿠팡이 연이은 악재로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전략이 쿠팡과 간격차를 벌리는 묘수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데이터 기반 통합 물류관리 플랫폼 ‘NFA’를 구축했다. NFA에는 현재 CJ대한통운·아워박스·위킵·파스토·품고·딜리버드·셀피 등 7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NFA 참여 기업들은 거점형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등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 커머스 약점을 보완하기에 충분하다.

네이버 NFA와 최근 커머스 부문 실적 추이. / 자료=네이버, 표=김은실 디자이너
네이버 NFA와 최근 커머스 부문 실적 추이. / 자료=네이버, 표=김은실 디자이너

그간 네이버는 NFA를 통해 익일배송 테스트 단계를 거쳐왔다. 당초 네이버는 내년부터 본격 익일배송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시기를 앞당긴 모양새다. NFA 참여기업 두손컴퍼니의 품고는 지난 25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셀러를 대상으로 익일배송에 나섰다. 품고에 따르면 테스트 기간 출고량이 최대 4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익일배송이 자리를 잡으면 스마트스토어 구매량도 기존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 커머스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다만 네이버는 핵심인 검색으로 커머스 부문을 가파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수는 올 3분기 기준 47만개로, 거래액은 전년 대비 29% 성장했다. 커머스 전체 매출도 분기별로 늘어나, 커머스는 네이버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네이버는 후발주자임에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지 않고, 검색을 무기로 제휴를 통해 이커머스를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가 조단위의 투자 대신 스타트업 기업들에 투자해 NFA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쿠팡 둘러싼 논란, '네이버 퍼스트' 실현될까 

이처럼 네이버가 서서히 커머스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선두주자 쿠팡에 관심이 모인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연매출 2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쿠팡은 수년째 적자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쿠팡은 상장 이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쿠팡은 유상증자로 2938억5000만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올해만 두 번째 유상증자로, 총 9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로켓배송 지연, 쿠페이 재정 건전성, 지배구조 논란을 빚고 있다.

쿠팡 로켓프레시백 수거가 지연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쿠팡 로켓프레시백 수거가 지연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이 운영하는 쿠팡페이는 지난해 말 기준 1조3484억여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쿠팡 측은 해당 부채가 입점업체 미정산금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쿠팡은 회원 정보 유출 사태까지 마주했다. 쿠팡에 따르면 전날 오후 약 1시간 동안 쿠팡 앱 첫 화면에 상품 주문을 한 회원 본인이 아닌 다른 회원의 이름과 주소가 노출됐다. 쿠팡은 약 31만명 회원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쿠팡은 자구안을 펴고 있지만, 일부 고객들은 쿠팡 유료회원 로켓와우 회원에서 이탈하는 등 등을 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로켓와우 회원 혜택을 많아서 구매하기에 편리했던 점이 많았지만 최근 배송 지연이 이어지고 회원 정보까지 유출돼 탈퇴하게 됐다”며 “간편결제 혜택도 네이버페이가 더 커서 앞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풀필먼트 경쟁력에 근거해 로켓배송을 강점으로 미국 증시 상장까지 할 수 있었고, 네이버는 소상공인들이 손쉽게 물건을 팔고 상생하는 스마트스토어 구축으로 성장해왔다”며 “네이버가 이제 풀필먼트 경쟁력까지 갖추고, 투자가 아닌 제휴로 리스크를 줄인 점은 향후 쿠팡과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는 차근차근 커머스 부문을 키우고 있는데, 익일배송이 시장에 자리잡게되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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