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이율 인하 꾀하던 보험사에 '제동'···시장금리 상승 고려한 듯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내년 평균공시이율을 올해 2.25%로 동결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내년 보험료 인상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감원은 오는 2022년 보험사 평균공시이율을 2.25%로 결정했다. 평균공시이율이란 각 보험사별 공시이율을 매월 말 보험료적립금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이율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매년 사업년도 말까지 금감원이 산출하고 통상 매해 10월 말에 공시해왔다.
보험사들은 내년 보험료 산출의 기준인 예정이율을 낮출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사라졌다. 평균공시이율은 예정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기준금리 등 시장금리와 함께 예정이율 조정의 근거가 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료는 오른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로 올해 평균적으로 적용했던 공시이율이 낮았으니 내년 평균공시이율도 하향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평균공시이율은 산출 방식 상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의 공시이율 추이가 평균공시이율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생보사 ‘빅3’의 지난 1년간 공시이율은 2.03~2.21% 수준에 그쳤다. 계리적 기준에 따르면 올해 평균공시이율은 2.0%로 인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보험사들의 기대와 달리 평균공시이율을 동결한 이유는 최근 시장금리를 고려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다음달 열릴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추가 인상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의 계리적 기준 외에 시장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평균공시이율이 처음 도입된 2016년에는 3.5%를 적용했다. 이후 2017년 3.0%, 2018년 2.5%, 2019년 2.50%, 2020년 2.50%, 2021년 2.25%로 산출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평균공시이율이 동결되면 보험사들이 내년도 보험료 인상을 결정하기 더 어려워지는 것은 맞다”라며 “다만 각 보험사 정책에 따라 보험료 변동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