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 밤 늦게 결론···공수처 “수사 회피” vs 손준성 “방어권 침해”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시간40분만에 종료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 검사에 대한 신병을 확보할 경우 검찰의 조직적인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힘을 얻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시10분경까지 직권남용권리행사 등의 혐의를 받는 손 검사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했다.
손 검사는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향해 “영장 청구의 부당함에 대해 판사님께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고발장을 전달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심문에선 공수처 측과 수사 절차의 위법성을 소명하겠다고 한 손 검사 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운국 차장 등 공수처 검사와 손 검사 측은 각각 1시간가량 프레젠테이션(PPT) 형식으로 공방을 펼쳤다. 공수처는 손 검사가 여러 차례 출석을 미루며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입장이다. 손 검사 측은 공수처가 대선 경선 일정을 언급하며 출석을 종용하는 등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 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지난해 4월 전후 부하 검사 등에게 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 자료 수집 등을 지시하고, 고발장을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를 받는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한 사실 자체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손 검사의 구속 여부는 혐의 소명 정도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 검사는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손 검사가 구속될 경우 공수처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 작성 지시를 받은 또 다른 검사를 특정해 조사하는 등 검찰의 조직적인 개입 의혹까지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