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 주 휘발유 평균 가격 1732.4원···7년 만에 최고
소비자 부담 가중에 정부 유류세 인하 공식화···내주 계획 발표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45원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유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내주 나올 정부의 유류세 인하 계획에 시선이 모인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주보다 45.2원 오른 리터당 1732.4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1월 둘째 주(1735.6원) 이후 최고치다.
국내 휘발유 값은 최근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리터당 주간 휘발유 상승폭은 5주 전 0.8원에서 1.9원, 8.7원, 28.3원, 45.2원으로 매주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휘발유 값 증가폭은 유류세 인하 종료와 국제 휘발유 값 상승으로 가격이 급등한 2009년 넷째 주(61.9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휘발유 가격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전주 대비 36.0원 올라 1808.6원을 기록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800원 선을 넘은 것은 2014년 11월 이후 7년 만이다. 최저가 지역인 부산 휘발유 가격도 지난주보다 39.3원 오른 1708.2원을 기록해 전국 모든 지역에서 1700원을 넘겼다.
전국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도 전주보다 리터당 46.8원 상승한 1530.4원이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상승은 국제 유가의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특히 국내유가의 선행지표인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공사는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고용시장 개선 지속, 모건스탠리의 내년 유가 전망 상향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이 이번 주 발표한 주간 석유 재고 통계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시장 예상을 깨고 감소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 장비 증가세도 둔화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생산용 굴착 설비(리크) 가동 수는 전주보다 2기 줄어든 443기를 기록했다. 이는 7주 만에 감소한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3.76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전주 82.28달러 대비 1.48달러 오른 가격이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경우 평균 가격이 전주보다 1.0달러 오른 배럴당 83.2달러를 나타냈다.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전날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과 적용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해 다음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고유가 상황이던 2008년에 유류세를 10%, 2018년~2019년에 15%, 7%를 각각 인하한 바 있다. 법상 유류세 인하 한도는 30%다. 유류세를 30% 인하할 때 휘발유는 리터당 269원, 경유는 198원가량 인하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