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자체 모바일 앱 통해 예약구매 서비스 준비 중
출점이슈로 인한 차별점 구상···김 대표 전략 통할지 미지수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예약구매’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편의점 출점 제한 자율규약으로 인한 신규 점포 늘리기, 노브랜드 상품 철수로 가맹점주들의 추가 수입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가 본격 성장 흐름을 탄 가운데, 김장욱 대표의 전략이 얼마나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자체 모바일 앱에 O2O 전략의 일환으로 ‘예약구매’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이 집 근처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앱에서 결제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마트24는 예약구매를 통해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한 와인뿐 아니라 신선식품, 샌드위치, 도시락과 같은 간편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24는 ‘e픽업’이라는 상품명을 키프리스에 등록한 상태다.
예약주문은 경쟁사인 GS25가 먼저 선보인 서비스다. GS25는 지난 5월 요기요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원하는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픽업25’를 선보였다. 지난해 6월 GS샵에서 산 와인을 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고객 반응이 좋아지자 취급 품목을 확대한 것이다. 점주는 재고가 있는 상품만 앱에 노출하고, 소비자 픽업 시간에 맞춰 상품을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번에 이마트24가 준비하는 예약구매 서비스도 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시작됐다. 이마트24는 편의점 후발주자로서 출점 제한에 가장 타격을 받았다. 편의점은 업종 특성상 점포수를 크게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흑자전환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트24는 출점 제한 이슈로 경쟁사들에 비해 점포수가 적은 편이다. GS25와 CU의 점포수는 1만여개인 반면, 이마트24는 5600여개에 불과하다. 이마트24는 당초 점포수 6000개 달성이 손익분기점 달성으로 기준을 삼았지만 규제에 막혀 현재로서는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태다.
이로써 이마트24는 김장욱 대표의 전략에 따라 ‘맛’에 승부를 걸었다. 이미 이마트24는 ‘편의점 와인=이마트24’ 공식을 만들고 코로나19 편의점 수혜를 입어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도 일군 만큼, 예약구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마트24=맛’ 공식을 새롭게 만들어보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취임 1년을 맞아 이마트24 새로운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사내 딜리셔스 랩(연구소)를 만들어 호텔 셰프, 파티셰 등 전문 인력을 영입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이마트24의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마트24는 자체 배달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으나, 서비스 출시 1달여 만에 돌연 중단한 전력이 있다. 이마트24는 “내부적으로 리뉴얼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지난 6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자체앱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적어 리뉴얼 작업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모바일 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 여러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저조한 이용률로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중단할 수밖에 없어 이번 예약구매 서비스도 결국 고객 사용률에 따라 성패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업계 후발주자라서 자체 모바일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확실시하고는 있으나 편의점 특성상 근거리 점포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강점이 더 큰 편”이라며 “모바일 앱 서비스는 비용 발생도 커 이용률이 저조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점주들의 요청도 있었고 소비자들도 편의점에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져 예약구매와 같은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이라며 “간편식품으로 시작해 향후 상품은 확대해나갈 계획이고, 앞서 선보인 배달 서비스와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보이면서 이마트24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