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태국·대만 이어 프랑스서도 네이버웹툰과 격돌
‘골목상권 침해’ 비판 받은 카카오, 웹툰 중심 글로벌 사업 확대 본격화

카카오웹툰이 다음달 프랑스 시장에 신규 진출함에 따라 시장 1위 사업자 네이버웹툰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이미지 = 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웹툰이 다음달 프랑스 시장에 신규 진출함에 따라 시장 1위 사업자 네이버웹툰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이미지 = 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의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이 다음달 프랑스 시장에 진출하며 유럽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로써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이어 프랑스 시장에서도 1위 사업자 네이버웹툰과 점유율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22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가 오는 11월 9일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을 프랑스 시장에 신규 출시한다. 이어 올 연말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상륙할 예정이다.

카카오웹툰은 카카오엔터가 웹툰 사업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출시한 웹툰 플랫폼이다. 기존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웹툰에 집중해 애니메이션을 강조한 이용자 경험(UX)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됐다. 카카오웹툰은 지난 6월 태국과 대만에서 각각 첫선을 보였다.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가 카카오웹툰을 신규 출시할 프랑스는 독일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글로벌 웹툰 생태계 구축에 있어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이 시장에는 경쟁사 네이버웹툰이 일찌감치 진출해 웹툰 생태계를 구축했다. 네이버웹툰은 2019년 12월 프랑스어 서비스를 출시하며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유료 서비스 전환을 한 이후 현재까지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기존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 웹툰 콘텐츠를 번역해 내세우는 전략뿐만 아니라 공모전을 통해 현지 콘텐츠를 발굴하고 아마추어 작가를 양성하는 캔버스(CANVAS) 시스템을 통해 프랑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철저한 현지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웹툰 생태계를 구축하겠단 전략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프랑스 캔버스 창작자 수와 공모전 참가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와 50% 늘었다.

이처럼 네이버웹툰이 자리 잡고 있는 프랑스 시장에 카카오웹툰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카카오와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또다시 맞붙게 됐다.

앞서 카카오와 네이버는 카카오웹툰의 글로벌 시장 진출 후 여러 차례 신경전을 펼쳐왔다.

지난 6월 12일 카카오엔터가 신규 다운로드 수를 기준으로 카카오웹툰이 태국과 대만 시장 앱마켓에서 만화앱 부문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하자, 다음날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웹툰이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200만명을 넘어서며 1위를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지난달 9일 카카오엔터는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 조사를 인용해 카카오웹툰이 태국에서 지난 8월 한 달간 다른 웹툰 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태국에서 출시 3개월 만에 이룬 성과이며, 다운로드 순위도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에서 1위를 차지했단 점도 강조했다.

이에 네이버도 다음날 앱애니 조사를 인용하며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앱 부문에서 매출 및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며 반격한 바 있다.

이번 프랑스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가 글로벌 매출 기여도가 높은 웹툰을 통한 매출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의 해외 매출 대부분이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재팬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지난 21일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질타가 이어지자 향후 행보를 설명한 것이다.

김 의장은 “새로운 먹거리와 관련해 수익을 내기 시작한 지 2~3년에 불과해 아직 투자가 부족하지만 조만간 성과를 보여주겠다”며 “일본과 미국, 동남아 등에서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하는 단계까진 성공했다. 올해나 내년부터는 글로벌에서도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올 것이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프랑스 등 신규 시장 진출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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