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10월 중 디지털 손보사 본인가 신청
연내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보사 설립 예정
기존 보험사도 ‘디지털 보험’ 공략 활발···상품 차별화 관건

카카오페이 로고/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로고/사진=카카오페이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카오페이가 10월 중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 신청에 나선다. 캐롯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에 이어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보험업계 내 디지털 보험 경쟁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 카카오페이 “10월 중 디지털 손보사 본허가 신청···연내 출범 준비중”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5일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10월 중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를 신청하고 연내 자회사로 공식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설계사 및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대면영업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기존 보험사의 영업 방식과 달리 사이버마케팅(CM)을 통한 비대면 채널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카카오페이 측은 “예비인가 획득 후 약 4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9월 말 보험사 설립을 위한 준비 법인을 설립했다”며 “10월에는 본인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인가를 득할 경우 2021년 중 ICT와 보험이 결합된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당사의 자회사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8월 중 상장 예정이었으나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인해 기업공개(IPO) 일정이 미뤄진 바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IPO 추진에 난항을 겪음과 함께 금융당국의 빅테크 규제까지 겹치면서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손보사 본인가 신청을 공식화하면서 이변이 없는 한 계획대로 설립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연내 본허가 획득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회사 출범을 통해 혁신적인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규 금융 비즈니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기존 보험사도 앞다퉈 ‘디지털 보험’ 주목···차별화 전략 관건

카카오페이뿐만 아니라 기존 보험사들도 일찍이 ‘디지털 보험’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이자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탄 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출시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캐롯손해보험의 올해 2분기 기준 보험료 수입 659억5700만원 중 CM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보험료는 612억4200만원으로 92.8%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보험료 수입이 70억170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9배 이상 성장했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디지털 손보사로 탈바꿈하며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손보는 올해 2분기 CM 채널에서만 360억5800만원의 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259억700만원) 대비 39.1% 늘어난 규모다. 이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1년여 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국내 최초 보험설계사가 없는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온라인 장기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22억3300만원에 불과했던 CM채널 보험료 수입은 올해 6월말 기준 87억3000만원으로 4배가량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보험사들의 앞선 시장 진출로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보사 출범 이후 경쟁사와 상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 비대면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면서 보험업계도 디지털 쪽으로 트렌드가 이동하는 추세”라며 “자회사로 출범할 디지털 손보사의 초기 주력상품은 카카오페이의 생활금융 데이터와 카카오 계열사의 시너지와 연계된 생활밀착형 소액단기 보험이 될 것이며 단계적으로 개인맞춤형 건강보험 및 카카오T 등과 연계한 신규 모빌리티 영역으로의 신규 시장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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