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3년 연속 1위하다가 지난해 현대건설에 1위 빼앗겨
조사 대상 건설사의 매표에 준하는 행위 지적
해당업체 측 관계자 “편중된 답변 솎아낼 것”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GS건설이 공신력 있는 민간 부동산 조사기관의 설문에서 높은 지지를 받기 위해 자사에 유리한 설문결과를 답하도록 유도하고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전략까지 구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조사 대상이 되는 건설사의 이같은 행위가 매표행위에 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해당 건설사는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간 부동산 조사기관인 부동산R114는 소비자를 상대로 하루 전인 지난 14일까지 ‘2021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부동산R114는 약 10년째 1년에 한 번씩 연말에 해당 설문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평균 참여자는 5000명 내외다. 건설사들은 해당 조사에서 높은 순위를 받으면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듬해 해당자료를 앞세워 분양할 정도로 업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GS건설은 설문조사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소비자를 상대로 문자로 링크를 보내고 설문에 참여 후 인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제공한다며 자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에 참여해달라고 회유하고 나섰다. GS건설의 자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건설사 상기도,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정비사업 선호 브랜드 등의 설문결과를 취합해 선정하는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종합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실제 현대건설은 브랜드 인지도 뿐만 아니라 정비사업장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이다. 2019년과 2020년 정비사업수주액 1위를 차지한데다 올해 역시 현재(10월 중순) 기준 수주액 3조를 돌파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수주액 1위 현대건설과 왕의 귀환으로 불리는 삼성물산 래미안의 추격 사이에 끼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최 측인 부동산R114에서 해야 할 설문참여 독려를 GS건설이 하는 것 자체가 자사 홍보차원 아니겠나”라며 “매표행위에 준하는 건데 그 정도로 순위 사수가 급했나보다. 자이 홍보내용을 적고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게 불법은 아니더라도 곱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스타벅스 쿠폰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GS건설이 올해 1위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사기관인 부동산R114에서 데이터 표본을 받아 한쪽으로 치우친 결과를 써낸 응답지는 솎아내거나 중복처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있어서다.
실제 부동산R114는 해당 설문조사에 응하는 이들의 IP가 확인이 가능하다. 건설사 사옥으로 추정되는 같은 건물 내 유사 IP가 많이 들어오고 시각이 특정 브랜드에 국한돼있는 경우는 중복 또는 삭제 처리하는 차원이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 응답 역시 어떤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보유)하는지를 묻고 해당브랜드에 대한 편중된 답변을 하는 경우는 솎아내는 방식을 취한다. 그 외 설문에 대한 응답 교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단독으로 설문조사를 하지 않고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조사하고 있다.
주최 측도 공정한 순위를 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건설사, 부동산 종사자 등이 참여해 편중된 답변을 하는 경우는 루트에 따라 솎아내 공정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