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에 연 7%대 지수형 ELS 나와
직접투자 어려움 가중에 ELS로 자금 유입 가능성 제기
증시 리스크 여전하다는 점에서 주목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ELS(주가연계증권)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내건 ELS가 연이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박스권에 갇힌 증시 상황과 맞물려 ELS가 다시금 자금몰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아직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ELS 주목도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보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ELS 발행액(원화+외화)은 10조8246억원이다. 지난 2분기 13조6175억원 대비 20.5% 급감했다. 올해 1분기 15조2370억원 대비로는 발행액이 29% 줄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3분기 16조6407억원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저조한 모습이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ELS 시장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다른 투자처 대비 기대 수익률이 낮았던 점이 꼽힌다. 지난 상반기 지수형 ELS의 경우 예상 수익률이 연 5%에도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과거 연 20%대 수익률도 나왔던 종목형 ELS 대다수도 연 10%대로 수익률이 낮아졌다. 증시 상승세에 따라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IPO(기업공개) 공모주 투자를 통한 기대 수익률이 ELS 투자 보다 더 높았던 것이다. 

여기에 고난도 금융상품 숙려제 도입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원금 20% 초과 손실 가능성이 있는 파생결합상품(ELS, DLS 등) 판매 시 2영업일 이상 숙려기간을 두도록 하는 고난도 금융상품 숙려제도를 지난 5월부터 시행했다. 증권사들은 주로 5영업일 동안 ELS 청약을 진행하는데 이 제도로 인해 사실상 5영업일 중 2영업일만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이전 보다 접근성이나 편의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ELS 시장이 다시금 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직접 투자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고 열풍이 불었던 IPO 시장도 차분해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에 박스권 장세에 유리하고 세전 연 5~10%대 중수익을 낼 수 있는 ELS에 자금이 몰릴 수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ELS가 내건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예컨대 삼성증권이 지난 8일 판매했던 ‘ELS 26928회’는 세전 연 6.56% 수익률을 내걸었다. 이 ELS는 HSCEI,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3년 만기의 상품이다. 조기 상환 기회가 주어지며 만기까지 두 지수가 모두 최초 기준가의 5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해당 수익을 지급한다.  

지난 7일에 나온 한국투자증권의 ‘TRUE ELS 제14437회’의 경우에는 세전 연 7.2% 수익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HSCEI, S&P500, 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 상품은 3년 만기에 조기상환 기회도 주어진다. 이 상품은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연 7%대 지수형 ELS라는 점과 원금손실구간(녹인·knock-in)이 45%라는 점에서 ELS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증시 변동성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성격의 ELS 발행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증권사들은 저점매수와 고점매도 방식의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쓰는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이들의 ELS 운용 수익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건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높은 수익률을 내걸 경우 자금 유입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글로벌 증시의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ELS 주목도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발 악재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의 상승폭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라며 “증시 급락이 다시 나올 경우 ELS의 조기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ELS 투자를 주저하는 투자자들이 아직은 많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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