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 증가···종목 대다수 상승했던 지난 시기와 달라
장밋빛 전망 달리 주가 하락할 수도···정보 판별할 수 있는 힘 키워야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초 삼성전자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강력 매수를 외쳤던 종목이었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큰 틀의 이유였다. 이에 당시 주가인 ‘9만전자’(주가 9만원+삼성전자)를 넘어 ‘10만전자’, ‘13만전자’를 외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지난 여름에도 저평가됐다며 매수를 추천하는 사례도 많았다.

그랬던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은 고사하고 6만원대로 내려왔다. 장밋빛 전망에 올 들어 4조6582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어두운 낯빛으로 주가 하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올해 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과 분위기가 전개된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 주가가 당초 전망처럼 상승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 것이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슈퍼사이클이 왔다고 하더라도 떠들썩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 짧게 지나갔다. 전문가들은 이제 4분기 메모리 반도체의 피크아웃을 이야기한다. 올해가 아닌 내년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이후 증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이 접하는 정보들도 넘쳐나고 있다. 증권사 분석 보고서에서부터 유튜브, 텔레그램까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도 많아졌다. 스타 전문가들이 탄생했고 언론도 이에 한몫 하면서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그리고 일부 투자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동조하며 삼성전자의 사례처럼 당연한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국내외 증시가 지난 1년 대비 난이도가 매우 높아졌단 점에서 투자자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필요가 생겼다.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3월 이후 올해 2분기까지 국내외 증시는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웬만한 투자 정보에 기반해 투자하더라도 승률이 높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각종 리스크가 쏟아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재는 이와 사뭇 환경이 다르다. 

취재 과정서 만난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를 잘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각종 투자 정보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다 보면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고 투자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정보 속에서 팩트를 찾고 이를 기반해 스스로 분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초보 투자자의 투자 근육을 키우는 첫 번째 방법이라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는 투자 정보들은 대개 긍정적인 전망을 담고 있다. 증권사 분석 보고서만 보더라도 ‘매수’ 일색이다. 이는 과거부터 지적돼온 문제이지만 이들이 커버하는 상장사와의 이해관계 등에 따라 고쳐지지 않는 부분들이다. 그나마 목표주가를 내리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표현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주요 정보 습득 통로가 된 동영상 플랫폼에도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부 콘텐츠 제작자와 전문가는 ‘리딩회비’(주식 매매를 종목과 시점을 알려주는 대가로 받는 회비)와 후원 수익을 유도하기 위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 정보는 장밋빛 전망으로 포장된 경우가 허다하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제공받은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은 이중 피해를 입게 된다. 

결국 투자자들은 정보를 판별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습관대로 정보를 해석하는 데 공을 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부푼 꿈을 품고 주식시장에 뛰어든 남녀노소 투자자들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많아진 상태다. 이들이 정보의 바다 속에서 대어를 낚을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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