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진행···동아·일동제약도 임상시험 주력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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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이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제약사 관심이 늘고 있어 실제 개발에 착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한미약품을 필두로 임상 2상과 1상을 진행 중인 업체들이 파악된다.    

우선 한미약품은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개발, 지난 2015년 사노피에 라이선스 아웃한 주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 당뇨병치료제다. 사노피가 지난해 경영전략 변경 등 이유로 권리를 반환, 한미약품이 권리를 갖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노피가 28개국 4000명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상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및 신장질환 발생률을 줄인다는 결과를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하면서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글로벌 3상에 따르면 위약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4mg 혹은 6mg)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은 27%, 신기능 감소 및 단백뇨 발생률은 32%로 줄었다. 

동아ST는 현재 당뇨병치료제 'DA-1241'를 개발 중이다. DA-1241은 GPR119 agonist(작용제) 기전의 First-in-class 신약이다. GPR119는 췌장 베타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다. 활성화되면 포도당이나 지질 대사 산물 양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DA-1241은 이 수용체를 활성화해 저혈당 위험 없이 식후 혈당을 개선한다.

DA-1241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의 신약개발 비임상시험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아ST는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국책연구비를 지원 받아 전임상을 완료했다. 이어 2016년 12월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임상 IND 제출을 시작으로 2017년 임상 1a상 완료, 2020년 임상 1b상을 완료했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DA-1241의 미국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동제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IDG16177을 지난 6월 독일에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IDG16177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과 제2형 당뇨 환자 총 100여 명을 대상으로 IDG16177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확인하고 유효성 탐색에 초점을 맞춰 계획됐다. 건강한 사람으로 구성된 시험군에 IDG16177을 투여한 후 약물 동태와 안전성, 내약성 등을 관찰한 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 IDG16177을 메트포르민과 함께 투여, 당화혈색소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의 GPR40(G단백질수용체40)을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 GPR40 Agonist 계열의 신약후보물질이다. 일동제약은 오는 2022년 내로 IDG16177 임상 1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같은 당뇨병 치료제 개발은 바이오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인 휴메딕스는 최근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약효 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눈길을 끌고 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 서방형 주사제로도 불리는 장기 약효 지속성 주사제는 매일 복약 또는 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약물을 1~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로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 의약품이다. 근육에 약물을 주입, 장시간에 걸쳐 혈액을 통해 약물을 방출시키거나 분자 구조를 확대해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매일 복약 또는 주사를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약물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투지바이오가 개발하는 장기 약효 지속성 주사제에는 당뇨병치료제가 포함된다.

또 넥스턴바이오 자회사인 로스비보 테라퓨틱스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RSVI-301’이 피하주사 투여 방법을 통해 당뇨병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로스비보는 RSVI-301 투여 방식을 복강 내 주사와 피하 주사 두 가지로 실험하면서, 피하 주사를 통해 주입한 RSVI-301이 복강 내 주사를 주입한 쥐와 마찬가지로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전임상 시험 결과를 통해 로스비보는 환자 스스로 쉽게 약물 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향후 당뇨병 치료제 후보로서 임상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피하 주사는 인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투여 방법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현재 시판 중인 당뇨병 치료제는 피하 주사를 택하고 있다. 장점으로는 약물이 인체에 흡수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오랜 시간 지속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개발 내용과 성격은 다르지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개발 과정에서 최신 동향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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