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락에 비은행 '절반' 증권사 실적 우려
은행은 NIM상승으로 역대급 실적 거둘듯
비은행 비중 40% 연내 달성 어려울 듯

하나금융지주 서울 명동 사옥 / 사진=하나금융지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던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부문이 주식시장 부진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대 계열사인 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되면서 올해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 비중 상승세도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는 3000선이 붕괴되는 등 이달 들어 하락세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증시가 급락하자 올해 코스피가 3500선을 돌파할 것이라 예측했던 증권사들도 목표치를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 전망 범위를 2880~3020포인트로 낮췄다. 

기준금리는 상승세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1년 3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다음달 인상을 사실상 예고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금융시장 지표들의 추세가 바뀌면서 커지면서 금융지주의 계열사 실적 전망도 엇갈린다. 우선 금융지주의 핵심 사업인 은행은 금리 오름세를 타고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은 보험 계열사들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보험사 운용자산의 절반 정도인 채권 이익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초 까지 실적 고공 행진을 기록한 증권 부문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지난해부터 주식시장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최근 증시 부진은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된 증권사 6곳(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메리츠·키움증권)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직전 분기 대비 5.16% 감소했다.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4분기 실적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의 은행 부문 의존도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KB·신한금융과 달리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 중 증권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된다. 하나금투 실적에 따라 비은행 성적도 갈린다. 

자료=하나금융지주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하나금융은 보험 부문이 약하기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은행 부문 실적 증대 효과를 누리지리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손보의 자산 규모는 업계 하위권이다. 올 상반기 순익도 각각 94억원, 53억원에 그쳤다. 반면 KB·신한금융은 보험 부문에서 3000억원대 순익을 거뒀다. 금리 인상으로 보험 부문의 실적이 오르면 증권사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작년 전체 순익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34.3%로 작년 대비 10%포인트 넘게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는 더 늘어 37.3%를 기록했다. 하나금투가 증시 호황을 타고 실적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연내 40%를 넘길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증시 부진으로 하나금투의 실적이 주춤하고 금리 상승으로 하나은행 순익이 급증하면 비은행 비중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하나금융은 다시 역대 최대 순익을 달성할 것이 기정사실화 되는 등 전체 실적에 대한 전망은 밝다. 하지만 KB·신한금융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험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달 들어 증시가 부진하기 때문에 증권사를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3분기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 4분기에 비은행 비중이 감소하더라도 연간 전체 실적에는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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