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플랫폼 최초 시작한 번개장터 포장택배, 수요 급증
당근마켓은 송파구서 시범 운영···테스트 거쳐 범위 확대 계획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시장 확대와 MZ세대 중심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중고거래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배송 시스템까지 갖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최초로 번개장터가 선보인 포장택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당근마켓의 ‘당근배송’ 서비스 규모가 확대될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번개장터는 지난해 12월 중고거래 플랫폼 최초로 선보인 포장택배 신청 건수가 급증해 지난달 서울 내 11개구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번개장터 포장택배 서비스는 판매자가 상품을 준비해두면 번개장터에서 예약된 시간에 방문, 물품을 픽업해 포장한 뒤 안정하게 배송해주는 자체 배송 서비스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포장택배 서비스를 통해 가장 많이 거래된 물품은 도서와 주방용품이다.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있는 물품 거래 시 포장택배 서비스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니커즈와 여성가방 등 패션 잡화도 포장택배로 많이 거래되는 물품이었다.
접수부터 배송까지, 중고거래 전 과정을 서비스하는 고객 편의성에 집중한 번개장터 포장택배 서비스는 만족도와 재이용률이 높다. 포장택배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9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 조사에서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95%에 달했다. 포장택배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번개장터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90%, 재사용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96%를 기록하며 포장택배 서비스는 실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포장택배 서비스를 2회 이상 이용한 재사용률은 80% 이상이다.
이로써 당근마켓에 시선이 모인다. 당근마켓 월 사용자 수는 1600만명 수준이다. 당근마켓은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지만,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당근마켓은 지역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한다. 다른 중고거래 앱과 달리 기업 광고를 받지 않고 안전결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았다.
지역 커뮤니티로 사업을 운영하는 당근마켓은 지역 상권과 협력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당근마켓도 번개장터와 마찬가지로 자체배달 ‘당근배송’을 잠실에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배송은 송파구 내 협소한 지역에서 실험 중인 서비스”라면서 “테스트를 거친 후 서비스 지역 확대,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도 이달부터 중고거래 서비스를 선보인다. 자사 온라인몰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중고거래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상품을 보관 및 전달하는 하트박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투자한 만큼, 신사업의 초석으로 보기도 한다. 롯데가 중고나라에 투자한 만큼, 하이마트에서 중고거래 사업을 해보고 중고나라 활용 방안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업체들이 확실한 수익원이 없다보니 자체 배송 서비스를 내놓으며 플랫폼 역할과 수익 모델을 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배달원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