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볼보 판매 1259대로 3위 기록···아우디 1150대로 4위
‘안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정가 정책으로 신뢰 구축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 “2025년 2만5000대 판매 목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수입차 최상위권을 독점해왔던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로 이어지는 ‘독일 3사’ 체제가 무너진 것이다.
이변의 주인공은 볼보자동차코리아다. 볼보차코리아는 지난달 1259대를 판매하며 벤츠, BMW에 이어 수입차 판매 3위를 차지했다. 아우디는 볼보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7년전인 2014년 볼보는 연 2976대를 판매하며 아우디 판매(2만7647대)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9월 누적 기준 1만1193대를 판매하며 아우디(1만5921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꾸준히 올랐다. 반도체 부족 사태 전에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출고 적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볼보는 인기가 식기는커녕 계속 상승했다.
특히 작년에는 한 연예인 부부가 볼보 브랜드 차를 타고 주행하던 중 역주행하던 화물트럭과 충돌사고에도 불구하고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알려지면서,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자녀와 가족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패밀리카’로 볼보 브랜드를 선택했다.
안전 관련 명성 뿐 아니라 그동안 수입차 브랜드에선 볼 수 없었던 정가 판매가 신뢰 향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정가를 높이고 할인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매달 바뀌는 할인율과 딜러별로 큰 가격 편차 때문에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가중됐다.
반면 볼보는 경쟁력 있는 정가 판매를 고집하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구축했고, 이는 판매량으로 직결됐다. 또한 최근 수 년간 BMW 화재사태, 아우디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일본차 불매 운동 등으로 상위권 브랜드들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반면 볼보는 큰 문제 없이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며 점유율을 높였다.
아울러 이번 수입차 판도 변화는 아우디 자체 출고 정지 문제도 엮여 있다. 아우디는 지난달 세단 라인업인 A시리즈(A8제외) 출고를 중단했다. 아우디 측은 출고 정지 이유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고, 독일 본사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일각에선 서스펜션 등 일부 부품이 인증 받은 내용과 실제 부품이 달라 출고가 정지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볼보는 이달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XC60은 사전계약 2주만에 2000대를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XC60은 올해 3000대 넘게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4500대 이상 판매할 수 있도록 본사와 협조해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브랜드 전체적으로 1만5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만7000대, 2025년에는 2만500대까지 회사를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