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분변경 모델보다 승차감 개선···변속시 꿀렁거림 최소화
최고 수준 정숙성···탄탄하고 민첩한 주행 성능에 운전하는 재미 챙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토션빔’은 르노삼성자동차 SM6를 언급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토션빔은 간단히 말해 뒷바퀴 두 개를 하나의 ‘빔’으로 묶어 놓은 것이다. 왼쪽 차축에 가해진 충격이 반대쪽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4개 바퀴가 독자적으로 연결돼 충격을 따로 흡수하는 ‘멀티링크’ 방식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승차감이 떨어진다.
여기에 토션빔 제조원가가 멀티링크보다 낮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토션빔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저평가는 갈수록 심해졌다.
‘SM6=토션빔‘이라는 공식이 확립되면서 “승차감이 떨어지는 세단”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단단하고 탄탄한 서스펜션보다는 물렁물렁한 서스펜션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 성향과 맞물리면서 SM6는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나오지 못했다.
이에 르노삼성은 지난해 출시한 SM6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적용해 노면진동을 최소화했다. 이번에 나온 2022년형 모델의 경우 연식모델이지만, 일부 세팅 변경을 통해 승차감을 더욱 개선했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 설명이다.
7일 르노삼성 SM6 신형 모델을 직접 만나봤다. 디자인의 경우 이전 모델과 변화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SM6에 대한 불만사항 중 승차감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디자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좌우로 길게 이어진 전면부 그릴과 헤드램프가 날렵한 인상을 심어주며,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빠진 측면과 후면 라인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중형 세단 디자인을 완성한다.
실내도 가죽소재를 적용해 고급감을 강조했으며, 센터페시아 상단부에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하단부에 공조기능을 비롯한 각종 실내 조작 부분을 버튼식으로 배치해 조작성과 시인성을 높였다.
이날 시승코스는 경기도 남양주 프라움 악기 박물관에서 출발해 설악TG를 경유해 돌아오는 국도와 고속도로가 섞인 약 10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굽어진 국도를 따라가며 운전대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거칠게 밟아가며 승차감을 확인했다. 작년에 탔던 부분변경 모델보다 승차감이 약간 더 개선된 느낌이다. 변속시 꿀렁거림 현상도 줄어들었고,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급커브에서 속도를 올려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최근 출시하는 고급 세단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승차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SM6 가격이 2000만원 중후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대비 만족감은 뛰어나다.
주행성능의 경우 고속에서 폭발적인 가속능력은 없었지만, 일반 주행 상황인 80~100km 구간에서는 힘이 넘쳤다. 저속 구간에선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빠르게 차가 튀어나갈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SM6의 탄탄한 서스펜션과 민첩함이 더해지면서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SM6 TCe260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엔진으로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한다.
정숙성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엔진소음이나 노면소음, 풍절음은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면 거의 느낄 수 없는 정도다. 고속이나 터널 구간에서도 외부 소음이 거슬리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인카페이먼트’ 기능도 체험했다. 시승 전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편의점을 검색해 선택하면 상품들을 볼 수 있으며, 주문 및 결제까지 가능하다. 이후 해당 편의점에서 주문을 수락하게 되면, 바로 목적지까지 길 안내 기능이 활성화된다.
인카페이먼트는 편의점은 물론 식음료 가맹점, 비대면 주유소 등도 이용이 가능하며, 향후 가맹점을 확대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