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위 DL이앤씨, 3분기 마감 후 GS건설, 이달 들어 대우건설 등 순위변동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해 들어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수주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대건설이 2019년에는 공사비 2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반포주공1·2·4단지를 쟁취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고, 지난해 역시 공사비 2조원에 육박하는 한남3구역을 차지하면서 독보적인 업계 1위를 지켜냈지만 올해는 덩치 큰 사업장이 없어 순위변동이 잦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조7935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주고를 쌓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390억원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수준이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수주고는 리모델링 사업부문이 견인했다. 수도권 리모델링 사업장에서 3건을 따내며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1조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영향이다.
하지만 3분기 말 기준으로는 GS건설이 총 수주액 2조7394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로 훌쩍 올라섰다. 주로 대구 서문지구 재개발, 창원 신월1구역 재건축 등 지방사업장에서 깃발을 꽂았다. 재건축, 리모델링 등 가리지 않고 지난달 말 기준 총 11곳의 사업장을 확보했다.
불과 수 일 만에 이달 들어 1위가 또다시 바뀌었다. 대우건설이 이달 초 공사금액 5783억원 규모의 파주1-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총 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 7421억원으로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 들어서만 총 10개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순위변동이 잦은 까닭은 예년과 달리 시공사를 선정하는 초대형 정비사업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강도 높은 분양가 통제 등의 여파로 건설사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예년 대비 입찰참여를 보수적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강동구 마천4구역, 노원구 상계1구역, 관악구 신림1구역 등 제법 덩치 큰 사업장들이 모두 입찰결과 유찰을 겪었다.
연말까지 약 3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순위변동이 이어져왔듯 지금의 분위기로 1위를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연말까지 흑석9구역, 신림1구역, 노원구 판자촌인 백사마을 재개발 등의 대규모 사업장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큰 폭의 순위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악구 신림1구역의 경우 공사비만 1조원을 훌쩍 넘고 불광5구역 역시 8500억원에 육박한다. 백사마을도 공사비만 58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5위권 내에 랭크된 건설사들의 수주고가 차이가 적은 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에게 수주고는 미래의 먹거리 확보 차원이기 때문에 의미가 상당하다”며 “입찰 후 유찰돼 재입찰을 앞두고 있거나 수의계약을 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장이 적지 않은 만큼, 올해 1위를 둘러싼 건설사들 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