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직원들 사상 첫 트럭시위 예고···처우 개선 요구
이달 또 프리퀀시 이벤트 이어져···최대주주 신세계까지 질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매번 굿즈 마케팅으로 대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가 역풍을 맞았다. 올해만 스타벅스가 4차례나 굵직한 행사를 이어가면서 직원들의 내부 불화가 커진 것이다. 특히 최근 스타벅스는 ‘리유저블(다회용)컵 행사’를 흥행시켰지만 정작 직원들은 과도한 마케팅으로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고 주장하며 사상 첫 트럭시위까지 예고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직원들은 오는 7일부터 양일간 업무 부담 개선을 요구하는 트럭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한지 22년 만에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그간 굿즈 마케팅을 진행할 때마다 오픈런을 맞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스타벅스는 올해만 플레이모빌 피규어, 서머쿨러와 렌턴을 증정하는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 미니(MINI) 콜라보 굿즈 판매 등이 있다.
이번에 스타벅스 직원들이 단체행동을 예고한 데는 ‘업무 과중’에 있다. 직원들은 행사 때마다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려 업무량은 과중되지만, 별도 인력 충원이나 보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직원들의 불만은 지난달 28일 하루 진행된 리유저블 데이에서 발발됐다. 리유저블 행사는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리유저블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행사였다. 한정 수량에 하루만 진행하는 행사로 오픈 시간부터 전국 매장 대부분은 손님들로 붐볐다. 당시 스타벅스 앱 사이렌오더로 주문하는 고객이 늘어 음료 주문까지 대기시간은 1시간, 대기 음료만 500잔이 넘는 매장도 있었다.
당시 스타벅스 직원은 기자에게 “스타벅스 자체 행사를 열 때마다 기본 100잔은 만든다”면서 “행사 때마다 매출 증가폭은 크지만 그만큼 직원들의 어려움도 가중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리유저블 행사에서 판매된 음료량은 평소 대비 2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일일 음료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날 하루 130만잔 이상이 팔려나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똥은 신세계그룹으로 튀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7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을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자사 계열사와 스타벅스를 협업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스타벅스 논란이 신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신세계그룹 복지 혜택으로 처우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직급에 따른 복지 차별이 있고 하루 음료 2잔과 신세계 계열사 포인트 정도라는 게 직원들의 말이다.
급여도 관련 채용 사이트를 보면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시급 9200원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스타벅스 매장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파트너는 하루 5시간 근무한다. 하루 8시간 근무가 가능한 부점장과 점장은 월평균 250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직급은 파트너→수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순이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매장 규모를 줄이면서 직원수도 함께 줄였다. 현재 스타벅스는 1600여개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면서 약 1만8000여명의 파트너를 두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리유저블 행사때 많은 고객분들이 방문해주시면서 파트너들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파트너들의 의견과 고충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업무 애로사항 등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전날 밤 늦게 사내 메일을 통해 매장 직원들에게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다만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달 17일 굿즈마케팅을 예고해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