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에 품목허가 신청···사전 검토 7개월 진행, 이르면 한 달 소요 예상도
미국 FDA와 협의, 곧 허가 신청 예상···사전미팅 수차례 진행
업계 “유럽과 미국서 허가 획득하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향후 어느 시점에서 유럽과 미국의 품목허가를 받아 수출을 개시할지 주목된다. 특히, 유럽은 이미 7개월의 사전 검토를 진행했기 때문에 허가 획득에 이르면 한 달가량 소요된다는 관측도 제기돼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에 대해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에 정식 품목허가(MAA)를 신청했다. 적응증 대상은 코로나가 확진된 성인(만 18세 이상) 환자로서, 보조적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으로 이환 가능성이 높은 환자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월 말 렉키로나의 EMA 롤링 리뷰(허가 신청 전 사전 검토) 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즉, 롤링 리뷰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자료 보완 수령을 거쳐 EMA에 최종 정식 품목허가를 제출하게 된 것이다.
EMA는 코로나 유행 상황임을 감안, 당시 임상시험 중이던 렉키로나에 대한 롤링 리뷰에 착수, 최근까지 심사를 진행해 왔다. EMA는 검토 과정에서 셀트리온이 제출한 각종 데이터가 정식 허가 절차를 진행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 회사 측에 정식 품목허가 서류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EMA가 롤링 리뷰를 통해 각종 데이터에 대한 검증 과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렉키로나 품목허가가 조기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 렉키로나는 앞서 지난 6월 글로벌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발표한 코로나 관련 유망 치료제에 선정된 바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가를 중심으로 EMA가 10월 렉키로나 품목허가를 낼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라며 “7개월 동안 진행한 롤링 리뷰와 주변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한 달 내 품목허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관측의 또 다른 근거는 GSK 등 일부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가 역시 EMA로부터 품목허가를 준비 중이어서 동일하거나 엇비슷한 시기 복수의 제품이 허가를 획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향후 셀트리온이 만약 EMA로부터 렉키로나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유럽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는 업계 전언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GSK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 역시 항체치료제”라며 “시장에서 직접 격돌해봐야 알 수 있지만 셀트리온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경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며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은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사전미팅을 수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의 경우 여러 요인으로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셀트리온이 공을 들이는 상황인데다,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허가 획득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품목허가 획득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 역시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되는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이 항체치료제이고 현재 활발하게 공급이 진행 중”이라며 “최근 머크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 것도 파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렉키로나가 유럽과 미국에서 렉키로나가 품목허가를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후에는 현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과제가 산적했다는 게 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국산 코로나치료제 1호 기록을 쓰는 등 그동안 업계에 공헌한 바가 크다”며 “셀트리온의 진짜 실력은 유럽과 미국이라는 시험대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