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비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심해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300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정규직 초임이 평균 5084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초임은 2611만원에 불과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졸 정규직 신입근로자 초임(초과급여 포함 임금총액)은 평균 3391만원으로 산출됐다.
기업 규모별로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 대졸초임 평균은 508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299인 3329만원, 5~29인 2868만원, 5인 미만 사업체 2611만원 순이었다.
성과급 등 변동 상여를 제외한 고정급(정액급여+정기상여) 기준으로도 300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 대졸초임이 432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299인(3188만원), 5~29인(2795만원), 1~4인(2599만원) 등이 뒤이었다.
경총은 또 일본과 대졸초임 수준을 비교한 결과 모든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고 규모가 커질수록 그 차이도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구매력평가 환율 적용시 10인 이상 기업의 대졸초임은 우리나라가 3만6743달러, 일본이 2만8973달러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26.8% 높았다. 특히 대기업(한국 500인 이상·일본 1000인 이상)의 경우 우리나라(4만7808달러)가 일본(2만9941달러)보다 59.7% 높았다.
양국이 환율과 무관하게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졸초임 수준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전체 규모(10인 이상)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았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우리나라(111.9%)가 일본(71.0%)보다 40.9%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규모별 대졸초임 격차는 10~99인 사업체 상용직 대졸초임을 100으로 볼 때 일본 대기업은 113.4인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151.7에 달해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도 우리나라가 더 컸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간 대졸초임 격차는 일본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 대기업의 대졸초임 수준이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것에 주로 기인한다”며 “우리 대기업도 일률적이고 연공에 기반한 임금 설정이나 인상보다는 일의 가치와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임금체계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