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차전지 관련주 순매수 경향 보여
기관은 증권·인버스ETF 등 종목 순매수 나서
개인은 외인 외면한 삼성전자 가장 많이 순매수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도 어느덧 4분기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 3분기 동안 외국인과 기관, 개인 투자자의 수급 동향에 관심이 모인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외국인은 삼성SDI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기관은 크래프톤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삼성전자를 4조원 넘게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 기간 각각 10조2672억원, 5조7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16조13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지난 3분기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로 1조6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SDI는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로 전기차 시장 확대 수혜주로 꼽히며 큰 주목을 받은 상장사다. 삼성SDI는 7월 1일 73만1000원에 시작해 8월 중 82만8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30일 71만80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은 2차전지 소재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적극 사들였다. 외국인은 3분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58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세 번째에 위치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3분기 동안 24% 상승했다.
이밖에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에는 카카오뱅크와 POSCO, 기아도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카카오뱅크를 59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 2위에 해당한다. POSCO와 기아는 각각 4173억원어치, 377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종목은 다양한 업종에서 나왔다. 기관은 게임사인 크래프톤을 1조19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기관 순매수 중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크래프톤은 지난 8월 10일 상장한 새내기주라는 점에서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 비철금속제련회사인 고려아연, 조선업종에 속한 현대중공업도 기관의 순매수가 많았던 종목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토스와 업비트, 야놀자 등 관련주로 꼽히며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인플레이션과 2차전지 수혜주로,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특징적인 점은 기관의 순매수 상위 두 번째에 ‘KODEX 200선물인버스 2X’ ETF(상장지수펀드)가 위치한다는 점이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 역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피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투자한다는 점에서 기관들은 코스피의 부진에 베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른바 ‘국민주’로 불리는 종목들을 다수 매수하는 모습이었다.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4조3792억원, 2조55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의 3분기 순매도 상위 1, 2위와 일치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7조5290억원, 1조97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5237억원, 638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기관 순매도 1위와 3위에 해당한다.
개인투자자는 현대차와 카카오, 엔씨소프트를 각각 1조4324억원, 1조3634억원, 1조5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공교롭게도 주가가 하락했는데, 현대차는 17.8%, 카카오는 28%, 엔씨소프트는 26.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