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거래량 10건 중 4건, 서울거주자가 매입

구리시 갈매지구 아파트 전경. 교통망 개선으로 최근 서울시 인구유입이 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구리시 갈매지구 아파트 전경. 교통망 개선으로 최근 서울시 인구유입이 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집값이 수년 째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내 집 마련을 이루지 못한 이들의 탈서울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경기권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은 곳은 하남과 구리, 광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2만2161건인데, 이 가운데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은 5734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량의 19.6%를 차지하는 것이다. 7월 통계집계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에 미루어보면 20%를 처음으로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도 내에서 구리와 하남, 광명은 서울 거주자의 매입비중이 평균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는 거래량 272건 중 113건이 서울거주자로 나타나 41.5%나 차지한다. 하남은 7월 361건의 거래량 가운데 146명이 서울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지역은 지하철 개통으로 서울 중에서도 특히 강남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구리는 2016년 착공에 들어간 별내선의 수혜지다. 신설역 5개 중 3개가 구리시로 토평, 구리, 구리도매시장역이 생긴다. 별내선이 개통하면 구리역에서 잠실역까지는 15분 만에 이동 가능하다. 하남시는 지난해 개통한 서울지하철 5호선 하남 연장선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여기에 9호선까지 개통되면 강남역까지는 20분 대에 도달 가능하다.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는 광명시가 서울거주자들의 매입비율이 높았다. 전체 1658건 가운데 638건이 서울 사람으로 전체거래량의 38.4%를 차지했다.

이 같은 현상에 최근 경기도 아파트값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8.6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3% 오른 것에 견주어보면 세 배에 이르는 수치다.

거주자 지역별 아파트 거래비중이 보여주듯 실제 서울 거주자들의 탈서울 행렬은 가속화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을 떠난 인구(전출자)는 전입인구보다 8429명이 더 많았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서울시 인구 순유출은 10만 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된 이유로는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가 부담돼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경기도 집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경기도의 서울인구 블랙홀 역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교통망 정비 계획으로 서울 접근성이 용이해지는 경기도 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