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플라스틱·글로벌 수소경제 합류···지주사 코오롱 주가도↑
수소경제로 주가 급등한 효성과 유사···조현준·이규호 부각도 '닮은꼴'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화학섬유분야 라이벌기업집단인 코오롱과 효성이 수소경제 전환을 내세우면서 성장기대를 받는 각 그룹 계열사들 주가가 잇따라 급등하고 있다.
계열사뿐만 아니라 각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과 효성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오롱그룹과 효성그룹 모두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에 자회사들의 성장 기대가 지주사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 ‘수소경제’ 코오롱 주가 재평가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소경제 전환 기대를 받고 코오롱그룹 계열사 및 지주사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지주사 코오롱을 비롯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머티리얼,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글로벌 등은 수소경제 합류를 위한 사업확장에 나서면서 수소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그룹 수소산업의 대표 주자로서 2006년부터 수소연료전지용 분리막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요 수소관련 제품은 수소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와 고분자 전해질막(PEM), 막전극접합체(MEA) 등이다. 수분제어장치의 경우 수소연료전지 전기가 잘 발생하도록 습도를 조절하는 부품인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국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으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단지의 심야전력을 활용해 물을 전기 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차량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차 탱크 부품용 소재와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하우징 부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비상장사지만 코오롱글로텍도 수소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압력용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경제 전환 기대감에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8월20일 7만900원이었으나 이달 23일에는 1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오롱플라스틱 주가 역시 지난달까지 7000원대를 유지하다 이후 상한가를 두 번이나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코오롱플라스틱 주가는 이날 16.62% 급등하며 1만9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오롱글로벌 주가 역시 지난달 2만원대 초반이었으나 이날 장중 역대 최고가인 3만3650원을 찍고 3만2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코오롱그룹 상장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주사 코오롱의 주가도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3만원을 밑돌던 코오롱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하며 4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4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오롱그룹은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소재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 제공자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수소사업 본격화로 성장성 가시화 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 ‘수소경제 전환’ 효성과 닮은 꼴
코오롱그룹 상장사와 지주사의 주가 상승세를 놓고 앞서 수소경제 수혜 기대에 주가가 급등한 효성그룹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효성그룹은 지주사 효성 산하에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수소 생산부터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효성그룹의 수소경제 대표 주자는 효성첨단소재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저장용 탱크의 핵심소재인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 지난 2011년 일본,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첨단소재 주가는 올해 초 10만원대에서 급등해 이날 7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24일에는 장중 87만7000원을 찍기도 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수소충전소 건설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총 18곳에 수소 충전소 설비를 납품한 국내시장 점유율 1위업체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JV)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액화수소 생산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와 판매법인 효성하이드로젠도 설립했다.
효성중공업은 중장기적으로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3만9000톤까지 늘리기 위해 5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효성화학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납품하면 효성중공업이 고압의 기체수소를 이용해 액화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효성그룹의 수소경제 전환 기대에 지주사 효성 주가는 올해 들어 급등한 상태다. 지난해말 7만6400원이었던 효성 주가는 이날 11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앞서 7월 15일에는 장중 12만8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코오롱그룹과 효성그룹의 수소경제 전환은 주가 급등과 더불어 차세대 오너 경영인들의 도약이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효성그룹은 2017년 조현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수소경제를 미래먹거리로 내세우면서 관련 투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액화수소 공장 기공식에서 오는 2025년까지 그린수소와 블루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및 설비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 8일 현대차, SK, 포스코 등 15개 기업이 참여한 수소기업협의체 ‘H2 비즈니스서밋’ 총회에도 참석했다.
H2 비즈니스서밋에는 코오롱그룹 역시 이웅열 전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도 참석했다. 코오롱그룹 4세 경영인인 이 부사장으로서는 첫 공식행사 참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