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손보업계 일반보험 수입보험료 전년比 9.4%↑···5대 손보사, 11.23% 증가
뉴모빌리티·우주산업 등 신산업 관련 수요 증가 전망···높은 손해율 변동성은 ‘부담’

전동킥보드 등 뉴모빌리티 산업과 우주산업 등과 관련된 신규 보장 영역 확대로 인해 손해보험업계의 일반보험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동킥보드 등 뉴모빌리티 산업과 우주산업 등과 관련된 신규 보장 영역 확대로 인해 손해보험업계의 일반보험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장기간 이어진 경기 침체 국면에서 손해보험사의 비주류 사업 부문으로 인식돼왔던 일반보험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손보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특성상 일반보험은 경기 흐름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4차 산업 혁명 등으로 신규 보장 영역이 확대되며 안정적인 시장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다만 장기보험, 자동차보험에 비해 손해율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일반보험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업계의 일반보험 수입보험료는 6조21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6810억원) 대비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장기보험(5.3%), 자동차보험(5.0%) 등 다른 보험들의 증가율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2019년까지만해도 일반보험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3.94%로 장기보험(4.99%), 자동차보험(5.07%)에 비해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8.31%의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5개 주요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의 일반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보다 높은 11.23%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5대 손보사의 일반보험 원수보험료는 총 3조24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9164억원) 대비 3275억원 늘어났다. DB손보가 증가액(1170억원)과 증가율(18.63%)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현대해상이 930억원(14.09%)로 그 뒤를 이었다.

과거 일반보험은 오랜기간 손보업계에서 비주류 사업 분야로 인식돼왔다. 화재보험, 해상보험, 보증보험, 특종보험 등으로 구성되는 일반보험은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기 때문에 이른 바 ‘기업성 보험’으로 불린다. 때문에 국내 경기와 시장의 성장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손보업계에서 그 비중이 축소돼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중 일반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에 달했으나 2016년에는 9.4%까지 하락했다. 최근의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 2020년에는 9.9%로 소폭 상승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화재보험은 신규 건물 수가 매출에 직결되기 때문에 건설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해상보험은 당연히 수·출입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저성장 국면에 들어갈수록 성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손보사들 입장에서 (일반보험을) 부차적인 사업으로 인식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보험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산업 구조가 변화하며 새로운 보장 영역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전동킥보드, 드론 등 신규운송수단에 대한 보험과 우주산업에 대한 보험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동물보호법에 따라 맹견에 대한 책임 보험 가입도 의무화돼 관련 보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뉴모빌리티에 대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고 휴대폰 보증 보험 등 이전에 없었던 영역들이 확대되고 있어 일반보험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변화하면 각 보험사들의 인식도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등에 비해 손해율의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은 여전히 각 보험사가 일반보험 영업을 강화하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화재 등 한 번의 사고로 인해 손해율이 급등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보험에 높은 비중을 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6월말 기준 5대 손보사의 일반보험 경과손해율은 68.82%로 지난해 동월(77.91%) 대비 9.08%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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